'디지털 현금인출기'에선 외화도 환전하고, 암호화폐도 판다
다윈KS, 환전·송금·세금환급·암호화폐 거래까지…"글로벌 시장 문 열렸다"
명동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일까. 음식점도, 화장품 가게도 아니다. 바로 'DTM'이다.
'DTM(Digital Auto Teller Machine)'은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외화 환전 디지털 ATM이다. DTM은 한국 원화·미국 달러·일본 엔·유럽 유로·중국 위안·필리핀 페소·베트남 동·러시아 루블 등 17개국 돈을 환전해준다. 또 부가세 즉시 환급(Tax Refund), 외화 송금, 암호화폐 서비스도 가능하다.
명동에는 이마트24 명동중앙로점과 도깨비마트 명동점 등에 설치돼 있다. 그 외 이마트24 해운대 신라스테이점, 스타필드 코엑스몰2호점, 뉴코아백화점 강남점과 부천점, NC백화점 송파점과 신구로점·강서점 등 모두 10대가 배치됐다.
블록체인 핀테크 플랫폼 다윈KS는 내년 상반기 이내 이마트24 100개 지점에 DTM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종명 다윈KS 대표는 "DTM의 설치로 비싼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고, 낙전의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환전과 송금이 가능해졌다"면서 "외국인 환전 편의가 향상돼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면서 추가 설치를 문의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 ATM을 통한 환전서비스는 국내은행 계좌 없이는 외국인 환전은 불가능하다. 국내은행 계좌가 있더라도 1000원 이하의 동전은 '낙전'으로 이용자에게 환전해주지 않고 은행의 수입이 된다.
다윈KS의 DTM은 국내은행 계좌가 없어도 거래할 수 있고, 낙전도 돌려준다. 본인의 신분증과 여권, 안면인식 등으로 본인인증(KYC) 절차를 통과하면 다윈KS를 통해 본인의 전자지갑(QR)을 은행계좌 대신 발급받는다. 이 전자지갑을 통해 외화를 입출금하는 방식인데, 당일 환율에 따라 1000원 이하의 낙전이 발생할 경우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 나중에 1000원이 넘으면 다시 출금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암호화폐 전용 ATM인 'CTM(Crypto ATM)'이 화제다. 글로벌 암호화폐 ATM 설치현황을 알려주는 'Coin ATM Rader'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세계 70개국에서 3만8365대의 CTM을 운영 중이다. 이 중 83%인 3만1896대가 미국의 카지노와 마트·주유소 등에 설치·운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홍콩(170대)·필리핀(43대)·베트남(6대)·대만(21대)·일본(3대) 등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최초로 지난달 24일 명동 머니클럽에 1대가 설치됐다.
CTM은 거리의 암호화폐 거래소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CTM에서 거래·환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서는 암호화폐 ATM 환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다윈KS는 2020년 3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과 연동한 CTM과 주변 기기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인증을 취득해야 했다.
다윈KS는 다음 달 중 국내 10곳에 CTM을 추가로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미국·니카라과·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 해외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수년간 사전 운영을 통해 기술적으론 이미 검증받았다. 대부분 기기 추가 설치를 논의 중이다.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기기의 판매 등 다양한 사업방식을 고려 중이다.
특히 카지노가 많은 미국 시장 진출에 기대가 크다. 다윈KS는 내년 봄 미국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CTM을 통한 자금세탁을 우려하는 미국은 FATF(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의 권고에 따라 KYC, AML(자금세탁방지) 기술을 탑재한 하이테크 CTM 기기를 원한다. 하지만, 미국 업체들의 하이테크 기술이 다윈KS에 비해 뒤처진다.
이 대표는 "사회적 통념과 명확한 규정이 없어 지지부진했던 국내에도 CTM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당장 내년부터 3000억 시장이 열릴 것"이라면서 "기술적으로 이미 검증됐고, 하이테크 기술도 미국보다 앞서는 만큼 미국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다. 무궁무진한 글로벌 시장이 열린 것"이라고 기대했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다윈KS의 CTM 설치는 '김남국 사태'로 움츠러들었던 국내 암호화폐 투자가 부활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가 활성화된 상태인데, 한국은 너무 늦은 셈"이라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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