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민이는 필승조로 써야” 임기영과 같지만 달라…KIA 21세 왼손 셋업맨 시련, 반전의 ‘마지막 열흘’[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지민이는 필승조로 써야 한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사실 최지민(21)에 대해 지난 몇 개월간 걱정했다. 몇 차례 기용법 변화에 대한 고민을 슬쩍 공개할 정도였다. 전반기 막판 피로누적에 의한 1군 제외도, 실질적인 첫 재정비 시간이었다.
기온이 올라온 6월부터 계속 좋지 않다. 6월 12경기서 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8.31, 7월 7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14.40, 8월 3경기서 평균자책점 18.00이다. 전상현과 함께 7~8회 메인 셋업맨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정해영이 6월 말에 빠지자 전상현과 더블 마무리로 지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그 역할을 거의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근래에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6회나 스코어가 슬쩍 벌어진 경우에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마무리 전상현 앞에 나가는 메인 셋업맨은 장현식과 임기영이다.
사실 불펜의 세부적 역할 변화는 어느 팀이나 겪는 현상이다. 피로도 관리가 가장 어려운 보직이기 때문이다. 안 좋은 구간이 있으면 좋은 구간으로 돌아오면 된다. 그러나 지금 최지민은 안 좋은 구간이 길어지는 게 고민이다. 특히 공백기를 갖고 돌아온 7월 말부터 6경기서 4⅓이닝 11자책, 평균자책점 22.85다.
최지민은 올스타전서 시즌 초반 볼넷 이슈로 심리적으로 다소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작년에도 59⅓이닝 동안 30사사구를 기록했다. 구속이 140km대 후반으로 올라가면서 팔 스윙이 빨라지니, 자연스럽게 제구가 다소 흔들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40⅔이닝 동안 40사사구를 내줬다. 거의 이닝당 한 명씩 공짜 출루를 허용한 셈이다.
당연히, 점수만 안 주면 상관없다. 실제 작년엔 그럼에도 평균자책점 2.12였다. 올해는 사사구로 주자를 내보낸 뒤 실점하는 패턴이 계속된다. 이범호 감독도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한다. 불리하게 가니까 타자들도 노림수를 가지고 친다. 그러면서 정타가 많아졌다”라고 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패스트볼 평균 스피드는 작년 145.8km서 올해 145.5km로 큰 차이는 없다. 작년과 올해 정규이닝을 더하면 딱 100이닝이다. 2023시즌을 시작하기 전 호주프로야구애서 시즌을 보냈고, 작년엔 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까지 뛰었다. 피로가 쌓일 시기는 됐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7~9회 최지민의 분당회전수는 2650.5회, 2431.9회다. 작년보다 살짝 떨어졌다. 여전히 좋은 구위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이범호 감독은 “맞아나가는 느낌이, 아무래도 정타가 많다”라고 했다.
열흘간 쉬고 돌아오면 좋아질까. 7월 첫 번째 휴식기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번 열흘간의 휴식기는 실질적으로 마지막 재정비의 시기다. 기술적인 변화를 주기엔 길지 않은 시간. 단, 내부적으로 실마리는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2군행도 투수코치들의 권유가 있었다는 게 이범호 감독 얘기다.
이범호 감독은 “지민이는 키우면서, 좋은 상황서 필승조로 써야 하는 친구다. 열흘 뒤에 올린다”라고 했다. 최지민이 KIA 불펜에서 갖는 상징성, 짜임새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열흘이 정말 중요하다. 대권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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