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비판 기후활동가 350명, 해리스 집토끼 지킬 '비밀병기'

임주리, 천인성 2024. 8.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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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며,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해리스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녹색 의제'가 젊은층 등 민주당 '집토끼'를 되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내 저명한 기후 활동가 350여 명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앞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꾸려진 기후 위기 대응 시민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 역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기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두 달 전만 해도 공개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던 단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라이즈 무브먼트뿐 아니라 '에버그린 액션' 등 미국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후 관련 시민단체들이 해리스를 잇따라 지지하고 있다"며 기후 정책이 해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과도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일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5월 미국의 한 기후단체가 라스베이거스에서 기후 관련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주요 외신이 기후 정책을 두고 해리스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왜일까. 미국 타임지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젊은층을 다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알래스카에서 대규모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등 '약속'과 어긋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등돌렸던 젊은층이 해리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WP는 "현재 해리스를 향해 기부금이 쏟아지는 데는 환경 운동가들의 역할이 크다"며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층에게 기후 문제는 직접 체감하는 매우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리스 강점은? "진정성"


기후 정책과 관련한 해리스의 강점은 그의 '전력'에 있다. 해리스는 20여 년 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 시절 미국에서 최초로 환경 정의 부서를 만들어 대기 오염과 관련된 사건 등을 수사했다. 바이든의 지지를 받으며 해리스가 한 첫 연설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업적'이기도 하다.

폭염이 닥친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AFP=연합뉴스

이뿐 아니다. 캘리포니아주(州) 법무장관 시절에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에 수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고, 상원의원이던 지난 2019년에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 '그린 뉴딜'을 공동 발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탄소세 부과, 기후 정책에 10조 달러 투자 등 바이든보다 훨씬 야심 찬 친환경 의제를 내세워 주목받은 바 있다.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엘 고어 전 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는 검사 시절 대형 석유 회사들에 맞서 이겼던 사람이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기후 대응 옹호자의 모습"이라고 해리스에 힘을 실어준 이유다. 또, 당선될 경우 기후변화 정책을 모두 철회하겠다고 한 트럼프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경합주 표 잃을 수 있다"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반면 해리스 측에서 기후 이슈를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에 토대를 둔 경합주들에서 표를 크게 잃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타임지는 "대표적인 곳이 펜실베이니아주"라며 "민주당은 이곳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석유와 천연가스는 펜실베이니아 경제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트럼프 측에서는 이 점을 공략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으며, 민주당의 기후 정책으로 물가 상승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타임지는 "아직 해리스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의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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