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비판 기후활동가 350명, 해리스 집토끼 지킬 '비밀병기'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며, 기후 위기 대응 정책이 해리스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녹색 의제'가 젊은층 등 민주당 '집토끼'를 되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내 저명한 기후 활동가 350여 명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앞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꾸려진 기후 위기 대응 시민단체 '선라이즈 무브먼트' 역시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한 '기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두 달 전만 해도 공개적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던 단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선라이즈 무브먼트뿐 아니라 '에버그린 액션' 등 미국 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기후 관련 시민단체들이 해리스를 잇따라 지지하고 있다"며 기후 정책이 해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뿐 아니라 바이든 대통령과도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일 수 있다고 짚었다.
주요 외신이 기후 정책을 두고 해리스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왜일까. 미국 타임지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젊은층을 다시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알래스카에서 대규모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하는 등 '약속'과 어긋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에 등돌렸던 젊은층이 해리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는 설명이다.
WP는 "현재 해리스를 향해 기부금이 쏟아지는 데는 환경 운동가들의 역할이 크다"며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층에게 기후 문제는 직접 체감하는 매우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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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강점은? "진정성"
기후 정책과 관련한 해리스의 강점은 그의 '전력'에 있다. 해리스는 20여 년 전 샌프란시스코 지방검사 시절 미국에서 최초로 환경 정의 부서를 만들어 대기 오염과 관련된 사건 등을 수사했다. 바이든의 지지를 받으며 해리스가 한 첫 연설에서 가장 먼저 강조한 '업적'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캘리포니아주(州) 법무장관 시절에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에 수천만 달러의 합의금을 받아냈고, 상원의원이던 지난 2019년에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 '그린 뉴딜'을 공동 발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듬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탄소세 부과, 기후 정책에 10조 달러 투자 등 바이든보다 훨씬 야심 찬 친환경 의제를 내세워 주목받은 바 있다.
환경운동가로도 유명한 엘 고어 전 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는 검사 시절 대형 석유 회사들에 맞서 이겼던 사람이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기후 대응 옹호자의 모습"이라고 해리스에 힘을 실어준 이유다. 또, 당선될 경우 기후변화 정책을 모두 철회하겠다고 한 트럼프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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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합주 표 잃을 수 있다" 우려도
반면 해리스 측에서 기후 이슈를 적극적으로 부각하는 일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에 토대를 둔 경합주들에서 표를 크게 잃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타임지는 "대표적인 곳이 펜실베이니아주"라며 "민주당은 이곳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데, 석유와 천연가스는 펜실베이니아 경제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트럼프 측에서는 이 점을 공략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졌으며, 민주당의 기후 정책으로 물가 상승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타임지는 "아직 해리스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큰 틀에서의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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