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샷 남기기 좋은 '작은 사치'…요즘 백화점 고급 커피 품었다

이수정 2024. 8.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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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은 이달 1일 서울 청담동에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사진 롯데백화점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스토어에 들어서자 웅장한 행진곡이 흘러나왔다. 오렌지색 바탕에 금빛 테두리가 섞인 외벽과 입구를 지나면 커피콩을 형상화한 문양이 그려진 대리석 타일이 촘촘하게 배치된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 이곳 플래그십스토어의 인테리어는 바샤커피의 탄생지인 모로코 마라케시의 ‘커피룸’ 인테리어를 오마주했다. 인테리어뿐 아니라 분위기도 해외 매장을 그대로 재현한다. 바샤커피 직원은 “어떤 음악이 어떤 순서로 재생될지도 본사에서 꼼꼼하게 관리할 뿐 아니라 매장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는 음량까지 설정해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는 ‘바샤’ 신세계는 ‘인텔리젠시아’


백화점업계가 고급 커피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모로코 궁전 ‘다르 엘 바샤’ 커피룸에서 시작한 브랜드 바샤커피의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9월 바샤커피의 국내 유통권을 단독 계약하고 올해 4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오프라인 매장까지 출점한 것이다. 1·2층 380㎡(115평) 규모로 만든 매장은 원두와 드립백, 커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1층 커피 부티크와 커피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2층 커피룸으로 꾸몄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월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인텔리젠시아 커피를 본점에 입점했다.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보다 보름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17일 인텔리젠시아 커피바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열었다. 인텔리젠시아는 블루보틀, 스텀프타운과 함께 미국 3대 스페셜티 커피로 꼽힌다. 이 브랜드는 올해 2월 서울 종로구 서촌에 국내 1호점을 열어 인기를 끌었는데, 2호점은 신세계와 손잡고 아예 백화점 내에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F&B(식음료)팀에서 오랜 기간 인텔리젠시아 같은 브랜드를 발굴해왔고, 백화점 단독 입점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하기 좋은 ‘작은 사치’


바샤커피에서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 주전자에 2~3회 마실 분량을 담아 준다. 이수정 기자
바샤커피는 뜨거운 커피를 주문하면 골드팟에 커피를 담아 가져다준다. 350㎖ 정도 양의 커피를 작은 잔에 따라 첫 잔은 곁들임 없이 마시고, 다음 잔에는 프랑스식 휘핑크림인 샹티이 크림을 곁들이거나 바닐라빈을 함께 먹는 등 취향에 따라 먹는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 200여종이 넘는 원두는 주문 시 원하는 굵기로 갈아 내려준다. 원두별로 가격이 다른데, 대부분 한 주전자당 1만6000원 선이지만 희귀한 원두는 한 주전자에 48만원에 판매된다.

김민아 롯데백화점 콘텐트부문 바샤팀장은 “커피 가격은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해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철제 케이스 드립백 패키지도 인스타그래머블한 감성을 만들어 낸다”고 했다. 인텔리젠시아 아메리카노는 5500원, 싱글 오리진 커피는 8000원 선이다. 저가 커피와 비교하면 저렴하지 않지만 취향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커피 소비자가 많아졌다는 게 백화점 업계의 설명이다.


고급화·차별화 포인트 찾는 백화점


롯데백화점은 이달 1일 서울 청담동에 바샤커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신세계백화점이 나란히 고급 해외 커피 브랜드를 고객에게 선보이는 것은 백화점이 갖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살리면서 국내에 없는 희소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한 때 대형마트가 와인 시장을 넓히며 고급화를 표방할 때 백화점은 마트와는 격이 다른 고급스러움을 고객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아 바샤팀장은 “꼭 커피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었지만, 고객에게 선물이 될 수 있는 콘텐트를 찾다보니 바샤커피가 제격이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지만 해외 매장은 희소하다는 점도 메리트다. 바샤커피의 동북아시아 매장은 한국에만 있다. 인텔리젠시아는 본고장인 미국 외 해외 매장을 둔 곳이 한국이 유일하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을 잡아야 하는 백화점 업계에서 ‘국내 최초·유일 브랜드’를 특정 백화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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