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는 말만 반복…양희영 4위, 또 1타 차이로 울었다 [올림PICK]
인터뷰 내내 “아쉽다”는 말만 반복했다. 발길은 쉽게 경기장 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어렵사리 2024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아 프랑스로 건너온 양희영(35)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양희영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의 르골프 내셔널(파72·6374야드)에서 끝난 대회 골프 여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타를 줄였지만, 린시위(27·중국)에게 1타 뒤져 6언더파 282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우승은 10언더파를 작성한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차지했다.
8년 전 아픔이 떠오른 순간이다. 양희영은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2016 리우올림픽에서 이번과 마찬가지로 1타 차이로 4위를 기록했다. 당시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올 시즌 여러 대회를 뛰며 여자골프 세계랭킹을 끌어올렸고, 6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극적으로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 후 만난 양희영은 “정말 아쉽다. 경기장에서 나가지 못하겠다. 오늘 잠도 자지 못할 것 같다”고 크게 숨을 내쉬웠다. 이어 “8년 전과는 느낌이 달랐다.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이렇게 올림픽에서 경기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그래서 4위가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고 했다.
양희영은 이날 마지막까지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18번 홀(파5). 완벽한 세컨드 샷으로 핀 6m 옆을 공략했다. 5언더파로 선두권을 쫓던 상황에서 이 이글 퍼트만 들어간다면 공동 3위로 일단 최종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글 퍼트는 야속하게 컵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섰고, 양희영은 버디로 이 홀을 끝냈다. 이어 린시위가 7언더파 3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동메달은 린시위에게 돌아갔다.
양희영은 “나도 그 퍼트의 중요성을 알았다. 그래서 신경을 많이 썼는데 내가 퍼터를 잘못 쳤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하루 종일 기회가 왔다가 멀어졌다가 이런 장면이 반복됐다. 몇몇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양희영은 2022년을 끝으로 우리금융그룹과의 메인 스폰서 계약이 종료된 뒤 새 후원사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스마일 이모티콘이 그려진 흰색 벙거지 모자만 쓰고 필드를 누볐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키움증권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하면서 든든한 조력자를 얻었다. 양희영은 “책임감이 느껴진다. 힘도 더 난다”고 웃었다.
메이저 대회만큼의 체력과 정신력을 소모했다는 양희영은 일주일 휴식을 취한 뒤 22일 개막하는 AIG 여자오픈을 통해 후반기 레이스를 재개한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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