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모실 수만 있다면… 미국 날아간 삼성 경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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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며 인재 경영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과제에 참여하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 양성 및 확보를 위한 채용 연계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2022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의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 인재' 수요 조사에 따르면 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 300곳 가운데 전체의 69%가 '외국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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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며 인재 경영을 강조했다. 20년도 더 된 이 선대회장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뛰어난 인재 1명이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가 무궁무진해졌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인재 유치를 위해 과거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수 인재를 데려오기 위해 국내 대학에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데서 더 나아가 대학 내에 공동연구센터를 짓기도 한다.
외국 석·박사를 데려오기 위해 대표이사가 미국 등 해외로 날아가 회사 비전을 어필하는 것은 최고경영자(CEO)의 주요 일정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SDI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얏트 리젠시 케임브리지 호텔에서 ‘테크 앤 커리어(Tech & Career) 포럼’ 행사를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미국 하버드 대학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스탠퍼드, 버클리 대학, 캐나다 토론토 대학 등 북미 전 지역 유수 대학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터리 관련 연구원 90여명이 초청됐다.
행사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와 김윤창 연구소장, 안재우 피플(People)팀장 등 삼성SDI의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최 사장은 연구원들과 ‘비전(Vision) 토크’를, 연구소장은 연구소 인력을 대상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최 사장은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인재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10월 유럽에서도 같은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유수 대학교에 연구센터를 설립해 산학협력을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서울대에 ‘AI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삼성전자와 서울대는 향후 3년간 AI 최신 기술 분야에 대한 산학협력 연구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과제에 참여하는 석·박사급 연구원을 대상으로 우수 인재 양성 및 확보를 위한 채용 연계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
기업이 인재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뛰는 이유는 이공계 인력이 부족해서다. 2022년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의 ‘외국인 이공계 석·박사 인재’ 수요 조사에 따르면 부설 연구소를 보유한 기업 300곳 가운데 전체의 69%가 ‘외국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국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 중 43%가 ‘내국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부 기업들은 안정적인 인재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교에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계약을 맺고 기업이 요구하는 특정 분야를 전공으로 개설해 인력을 양성하는 학과를 뜻한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에,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연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과대(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두고 있다. 반도체 소자와 설계 등 반도체 실무에 필요한 이론과 실습 경험을 쌓은 공학 인재들은 졸업 후 해당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 2030년부터는 매년 약 500명의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이 이들 회사에 입사할 예정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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