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호 닻 올렸다'...'행운의 자책골'로 대구 제압, 울산 데뷔전서 1-0 승→연패 탈출 [현장리뷰]
(엑스포츠뉴스 울산, 나승우 기자) 김판곤 감독이 울산HD 감독 데뷔전서 대구FC를 꺾고 승전고를 울렸다.
울산은 10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6라운드 홈 경기에서 행운의 자책골을 앞세워 1-0 승리했다.
최근 리그 2연패에 빠져 선두권 경쟁에서 뒤처졌던 울산은 승점 3점을 추가해 3위(13승6무7패·승점 45)에 올랐다. 7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한 대구는 5승9무12패, 승점 24로 10위를 유지했다. 최하위 대전과는 불과 3점 차다.
최근 홍명보 감독이 떠나며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울산은 이경수 감독 대행 체제에서 2연패를 기록하며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냈던 김판곤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울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정식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1만7372명의 관중 앞에서 치른 울산 데뷔전서 승전고를 울렸다.
울산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이명재, 김영권, 김기희, 윤일록이 백4를 구성했다. 루빅손, 정우영, 고승범, 엄원상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강윤구와 주민규가 최전방 투톱을 이뤘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대구는 3-4-3 전형을 꺼내들었다. 오승훈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카이오, 김진혁, 고명석이 수비를 맡았다. 장성원, 요시노, 박세진, 고재현이 중원을 구성했고 세징야, 이탈로, 정치인이 스리톱을 이뤄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울산이 전반 6분 강윤구의 왼발 중거리 슛으로 대구의 골문을 노렸다. 강윤구가 왼발로 감아찬 공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그러자 대구도 반격에 나섰다. 에이스 세징야가 박스 밖에서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다. 하지만 조현우가 잘 펀칭했다.
대구가 울산을 강하게 압박했다. 울산은 하프라인 위로 쉽게 올라가지 못했다. 대구가 주도권을 잡고 기회를 엿봤으나 결정적인 기회는 만들지 못했다.
울산이 치명적인 실수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17분 걷어낸 공이 대구 선수 몸 맞고 울산 수비에게 흘렀다. 김기희가 머리로 걷어내려던 것이 머리에 잘못 맞아 그라운드 위에 바운드 된 후 이탈로에게 연결됐다. 하지만 이탈로의 슈팅이 아쉬웠다. 김영권을 제치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오른발로 때린 게 유효슈팅도 되지 않고 골문 위로 넘어갔다.
전반 19분 루빅손이 왼쪽에서 공을 잡아 박스 안으로 몰고가며 오른발로 때려봤으나 수비 몸에 맞았다. 전반 21분에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엄원상이 주민규를 보고 크로스를 올렸으나 주민규가 받을는 순간 수비가 걷어냈다. 2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루빅손이 머리로 떨궈줬고, 강윤구가 발리 슛을 때릴 때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울산 선수들이 주심을 쳐다봤으나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전반 25분 대구가 오랜만에 역습을 전개했다. 하지만 이탈로의 돌파는 수비에 막혀 터치라인을 벗어났다. 더운 날씨 속에 경기가 치러지던 탓에 주심은 쿨링 브레이크를 진행했다.
쿨렝 브레이크 이후 울산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전반 28분 역습 기회에서 고승점, 강윤구, 엄원상, 윤일록으로 이어지는 패스 플레이 끝에 윤일록이 왼발로 때렸으나 조금 크게 벗어났다.
울산이 행운의 골로 앞서갔다. 전반 30분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던 울산은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상대 자책골로 먼저 앞서갔다. 오른쪽 측면에서 고승범이 낮게 올려준 크로스가 고명석 발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김판곤호 첫 골은 자책골이었다.
대구도 반격에 나섰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후 낮게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울산 수비 맞고 골문 쪽으로 흘렀으나 조현우가 막아냈다. 직후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나왔다. 대구가 오른쪽을 허물었다. 정치인이 김영권을 이겨내고 박스 안으로 진입 후 직접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조현우가 쳐냈다. 흘러나온 공을 세징야가 강력한 슈팅을 때렸으나 이번에도 조현우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선방했다.
울산은 직후 완벽한 역습 기회를 잡았으나 박스 안에서 엄원상의 마지막 터치가 너무 길었다.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골키퍼 품에 안겼다. 전반 37분에는 주민규가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환상 시저스 킥으로 연결했으나 수비 맞고 골라인 아웃됐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주민규의 오른발 터닝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울산의 기세가 이어졌다. 전반 막판 오른쪽에서 박스 안으로 정확한 크로스가 올라왔고, 주민규가 머리로 살짝 방향만 돌려놨으나 공은 골문 옆으로 나갔다.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고, 더 이상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울산의 1-0 리드로 하프타임에 돌입했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강윤구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아타루를 투입했다. 대구는 변화 없이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 초반 울산이 루빅손의 박스 안 슈팅으로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루빅손의 슈팅이 너무 약하게 맞으면서 골키퍼가 쉽게 잡아냈다. 대구도 동점골 사냥에 나섰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정치인이 왼발로 강력한 슈팅을 때렸으나 조현우가 쳐냈다.
대구가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8분 세징야가 윤일록을 제치고 중앙으로 올려주고자 했으나 끝까지 커버를 들어온 정우영에게 막혀 코너킥이 선언됐다. 이어진 코너킥은 울산이 잘 막아냈다.
후반 11분 고승범의 패스를 받은 엄원상이 좋은 돌파로 상대 결고를 이끌어냈다. 주심은 카이오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은 울산은 이명재의 크로스가 다소 깊게 올라가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울산 주민규가 엄청난 힘으로 밀고 들어가 슈팅 기회를 잡았다. 후반 15분 고승범이 내준 패스를 받아 수비 방해를 이겨내고 박스 안으로 밀고 들어갔으나 넘어지면서 슈팅한 공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직후 김판곤 감독은 주민규를 벤치로 내리고 강원에서 영입한 야고를 투입했다. 교체 후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엄원상의 크로스가 중앙으로 날카롭게 올라갔으나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 쳐냈다. 흘러나온 공을 잡은 고승범이 다시 문전으로 붙여줬으나 대구 수비가 간신히 걷어냈다. 후반 17분 야고의 왼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어 대구가 교체카드 3장을 사용했다. 이용래, 에드가, 이찬동을 투입하고, 요시노, 이탈로, 박세진을 벤치로 내렸다. 대구는 후반 20분 세징야의 왼발 중거리 슛이 나왔으나 조현우가 번쩍 뛰어올라 선방했다.
후반 25분 아타루가 중앙으로 낮게 올려준 땅볼 크로스는 야고에게 연결되지 못하고 반대편 골라인 밖으로 넘어갔다. 울산은 엄원상 대신 김민준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대구도 장성원을 빼고 박재현을 투입해 변화에 대응했다.
대구가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후반 30분 세징야가 박스 안에서 슛 페인팅으로 수비를 완벽하게 제친 후 골문 구석을 노려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공은 골대 오른쪽을 벗어났다. 세징야는 유니폼을 쥐어뜯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울산도 달아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32분 아타루가 수비 뒤를 돌아 뛰는 김민준에게 환상적인 침투 패스를 찔러줬다. 하지만 김민준은 박스 안 일대일 상황에서 골키퍼에게 막히며 득점에 실패했다. 김판곤 감독은 두 팔을 크게 벌리며 아쉬워했다.
울산은 고승범, 이명재 대신 임종은과 장시영을 투입했다. 교체 후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조현우의 패스 미스가 나왔다. 대구가 끊어내 역습 기회를 가져가는 듯했으나 울산 수비의 커버가 빨랐다. 슈팅까지 가지 못하고 공을 빼앗겼다. 이어진 울산 공격에서 오랜만에 공을 잡은 야고가 박스 안 일대일 기회를 잡았으나 왼발 슈팅은 골대 위를 넘어갔다. 직후 대구는 부상 당한 고재현 대신 박용희를 투입했다.
추가시간 6분이 주어졌으나 더 이상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울산이 승리를 가져갔다. 김판곤 감독은 울산 부임 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리그 3연패를 향한 닻을 올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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