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에서 '역사'로…멀티메달 신유빈 "집중력 다 썼어, 한숨 자고 싶다"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삐약이' 신유빈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손에 넣었다. 마냥 어리게만 보였던 스무살 소녀는 이제 한국 탁구의 레전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로 구성된 한국 여자 탁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3~4위전에서 독일에 매치 점수 3-0(3-2 3-0 3-0) 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탁구는 이날 승리로 하계 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단체전이 처음 생긴 2008년 베이징 대회 동메달 이후 16년 만에 단체전 메달을 따내는 역사를 썼다.
한국 여자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4위로 아쉽게 메달 획득이 불발됐다. 2016년 리우 대회, 2021년 도쿄 대회(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년 개최 연기)에서는 연달아 8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아픔을 파리에서 씻어냈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신유빈은 이날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지난달 30일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 동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이나 포디움을 밟게 됐다.
한국 탁구 선수가 하계 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두 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한 건 신유빈이 세 번째다. 신유빈은 1988년 서울 대회 유남규(남자 단식 금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현정화(여자 단식 동메달·여자 복식 동메달)와 김택수(남자 단식 동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등 한국 탁구의 전설들만 달성한 이룩한 업적을 계승했다.
신유빈은 단체전 동메달이 확정된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이제 정말 끝이다. 지희 언니, 은혜 언니가 너무 잘해주셔서 동메달을 따게 됐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내가 정말 노력한 것을 후회 없이 다했던 대회였다. 많은 경기를 펼쳤는데 드디어 끝난 것 같고 후련한 느낌도 있다"고 웃었다.
신유빈은 만 5세였던 지난 2009년 당시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SBS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패널로 출연했던 현정화도 깜짝 놀랄 만큼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신동'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탁구에 자신의 청소년기 전부를 바쳤다. 지난 2019년 아시아 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는 기록을 썼다.
신유빈은 3년 전 도쿄에서 한국 탁구 최연소 올림픽 출전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다만 경험 부족과 기량이 무르익기 전이었기 때문에 단식에서는 32강, 단체전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신유빈은 도쿄 올림픽 이후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은메달을 목에 걸고 이 종목 '월드 클래스'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신유빈은 더반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은메달의 기세를 몰아 아시아까지 정복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우승을 차지하고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 탁구는 신유빈을 앞세워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신유빈은 커리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었던 파리 대회에서 기량이 만개했다. 혼합 복식에서 임종훈과 동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여자 단식도 4강 무대까지 밟았다.
언니들과 의기투합한 여자 단체전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3~4위전에서는 1단식에서 전지희와 기선 제압을 담당했다. 1게임을 11-6으로 가볍게 따낸 뒤 2게임에서도 초반 2-5 열세를 내리 6점을 따내 뒤집었다.
독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신유빈-전지희는 3게임을 8-11로 내준 뒤 4게임도 10-12로 뺏기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게임 흐름이 묘하게 흘러가면서 역전패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신유빈-전지희는 실제 5게임에서 4-7로 끌려가기도 했다. 다만 최종 스코어 11-8로 대역전승을 거두면서 오히려 한국의 기세가 더 크게 살아났다. 2단식 이은혜, 3단식 전지희가 독일을 꺾으면서 승부에 마침표가 찍혔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혼합복식 4경기, 여자 단식 6경기, 여자 단체전 4경기 등 총 14경기를 뛰는 단체전을 치른 탓에 지치기는 했지만 메달을 위해 온 힘을 쏟아냈다.
신유빈은 "단체전 3~4위전이 마지막 경기였는데 사실 조금 지치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려고 했다"며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언니들이 옆에 있으니까 지칠 수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또 "눈앞에 메달이 보이는데 (힘들어도) 뭘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이겨내려고 했다"며 "지금은 집중력을 다 썼다. 한숨 자고 쉬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한국 탁구는 이날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끝으로 길고 긴 파리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혼합복식 신유빈-임종훈 조에 이어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한 것을 큰 성과로 받아 들게 됐다.
신유빈은 여자 단식 8강에서도 일본의 강자 히라노 미우와 명승부 끝에 게임 스코어 3-2로 이기는 등 단식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비록 준결승과 3~4위전에서 연패하면서 4위를 했지만 4년 뒤 LA 올림픽에선 여자 단식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다만 대진운이 나빠 8강에서 중국에 패한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 한 명도 오르지 못한 남자 단식 등은 개선점으로 남았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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