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여자 단체전 쾌거…그 뒤엔 신유빈 이끈 2전 3기 전지희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가 마침내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번의 좌절을 이겨내고, 세 번째 도전에선 활짝 웃었다.
전지희, 이은혜(29·대한항공), 신유빈으로 이뤄진 한국은 10일(한국시간) 파리 사우스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결정전에서 독일을 매치 점수 3-0으로 이겼다. 경기 뒤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전지희는 "행복하다"고 웃었다.
중국 청소년 대표 출신 텐민웨이는 2010년 한국으로 건너왔고, 전지희란 새 이름으로 2011년 귀화했다. 그는 국내 최강자로 활약했고, 마침내 14년 만에 올림픽에서 메달까지 따냈다. "대표 생활 10년째이고, 한국에 온 지도 14년이 넘었다. 한국에 오게 해준, 그리고 만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에선 실패를 경험했다. 단체전은 2회 연속 8강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단식 64강전에서 조기 탈락했다. 하지만 단체전에선 단식과 복식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신유빈과 호흡을 맞춘 복식은 세계랭킹 1·2위가 짝을 이룬 중국에게만 졌을 뿐 3승을 따냈다. 단식에서도 3승 1패를 올렸다. 한국이 이번 올림픽 단체전에서 승리한 9게임 중 무려 6경기에서 전지희가 뛰었다.
이번 올림픽 전까지 그는 '리더'라기보단 '고독한 에이스'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두 동생들을 이끌고, 격려했다. 전지희는 "그동안 8년 동안 똑같은 자리를 지켰는데, 마지막에도 이 자리 잘 지켜낸 것에 감사한다. 이 무대에서 후회없이 두 선수랑 같이 싸워나간 게 행복했다"고 말했다.
전지희는 8강전에서 승리한 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를 묻자 "돌아보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돌아보면 아무 쓸모도 없고, 아프다. 앞으로 어떻게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대로 앞만 보며 달린 전지희는 그토록 원하던 올림픽 메달을 손에 쥐었다. 전지희는 "(도쿄 이후)유빈이가 신기하게 성장했다.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에 온 내 자신과 두 선수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 이후 전지희는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부상도 당했고, 소속팀과 매끄럽지 못하게 결별했다. 그런 그에게 미래에셋증권 감독인 김택수 탁구협회 부회장이 연락했다. 김 부회장은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에게 '전지희가 필요하냐, 소속팀이 있는게 낫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래서 입단을 제안했다"고 떠올렸다.
전지희는 "김택수 감독님이 아프고, 성적이 안 좋았을 때 연락이 왔다. 오상은 (여자부) 감독님도 많이 힘을 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김택수 부회장은 "지희가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줘서 고맙다"고 받았다.
4년 뒤 LA 올림픽까지 뛸 수 있을지를 묻자 전지희는 "아니오"라고 즉답했다. 옆에 있던 신유빈이 "이런 반응속도는?"이라고 놀라며 눈이 동그래질 정도로 빠른 대답이었다. 전지희는 웃으며 "좀 일단 쉬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다.
파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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