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한국 탁구...신유빈·전지희·이은혜, 여자 단체전 16년 만의 동메달 [2024 파리]
차승윤 2024. 8. 10. 18:57
한국 탁구가 16년 걸린 숙원 하나를 더 풀었다. 메달 2개로 파리 대회를 웃으며 마무리했다.
신유빈, 이은혜(이상 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으로 팀을 꾸린 한국 여자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샨샤오나, 완위안, 아네트 카우프만으로 이뤄진 독일에 매치 점수 3-0으로 완승하고 동메달 수상을 확정했다.
앞서 중국에 완패했던 한국 대표팀은 수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의지를 다지고 동메달 결정전을 치렀다. 수상만 이룬다면 2008년 이후 16년 만의 여자 단체전 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1복식 위기는 있었지만, 역시 승리를 따 왔다. 전지희-신유빈 조는 1복식에서 혈투 끝에 3-2(11-6, 11-8, 8-11, 10-12, 11-8)로 승리했다.
초반 쉽게 풀리는 듯 했다. 1복식 1게임에서 전지희는 강력한 탑스핀으로 3-2 초반 리드를 만들었고, 한국은 그대로 6-2까지 달아났다. 상대 리시브가 계속 높이 뜨는 상황을 이용해 포핸드 득점을 활발하게 시도했다.
앞선 두 차례 올림픽에서 수상이 없었던 전지희의 집중력과 투지가 돋보였다. 그는 예리한 코스로 연이은 득점을 이끌었다. 대각선 코스를 적극 활용했고, 몸쪽 탑스핀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그대로 9-4까지 리드를 점한 한국은 게임 포인트와 결승점까지 뽑으며 1게임을 마무리했다. 신유빈이 날카로운 직선 백핸드와 상대 미스로 마무리했다.
2게임 역시 한국이 가져갔다. 한국은 초반 리드를 내주고 출발했으나 빠르게 역전했다. 전지희가 이번에도 상대 몸쪽 코스를 공략했고, 템포를 조절해가며 상대를 압도하며 게임 스코어 2-0으로 앞서갔다.
그런데 독일이 3게임부터 쫓아왔다. 독일은 7-7 팽팽한 동점에서 과감한 공격을 시도해 막판 리드를 점했다. 큰 키를 이용해 테이블에 붙어 짧은 게임을 적극 시도한 게 성공했다. 독일은 4게임 때도 10-10 듀스 팽팽한 승부에서 결승점을 뽑으며 게임 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풀세트까지 이어진 혈전, 준결승부터 주춤했던 신유빈이 드디어 살아났다. 신유빈은 백탑스핀으로 5게임 6-7 한 점 차를 만들었다. 상대 코스를 읽고 기다렸다가 회전을 더한 한 방을 날렸다. 상대 공이 뜨면서 범실로 기어이 동점.
한국은 결국 5게임 승리로 복식을 가져왔다. 상대 리시브가 떠 게임 포인트를 선점했다. 이어 상대가 어려운 코스를 공략해 추격을 시도했지만, 전지희와 신유빈이 이를 받아냈다. 당황한 독일은 결국 결승점과 함께 복식 승리를 한국에 내줬다.
이은혜가 바통을 제대로 받았다. 2단식에 출전한 그는 카우프만과 맞대결에서 3-0(11-8, 11-9, 11-2)으로 완승했다. 이은혜는 1게임부터 초반 5-1로 앞서갔다. 카우프만이 추격했지만, 공격이 빗나가면서 8-5 리드가 지켜졌고, 이은혜는 18세인 카우프만의 경험 부족을 노려 상대 디펜스 역점을 연이어 공략했다. 그대로 게임 포인트를 선취했고, 상대 미스로 1게임 승리를 따냈다.
카우프만은 2게임에서 강력한 서브로 이은혜를 공략해보려 했다. 긴 팔을 활용해 네트앞 플레이로 이은혜를 잡아보려 했다. 하지만 이은혜는 꾸준히 한 점 차를 지켰고, 상대 포핸드 플립 범실로 7-7 동점까지 이뤘다. 결국 좋은 수비로 역전까지 이뤘다. 그는 상대 포핸드와 백핸드 코스를 번갈아가며 공을 날려 게임 스코어까지 선점했고, 상대 범실로 마무리하며 승리했다.
3게임. 경험이 부족한 카우프만은 스스로 흔들렸다. 이은혜는 초반부터 질주하며 8-2로 달아났고, 회심의 드라이브 한 방으로 9점에 도달했다. 멘털이 흔들린 카우프만은 연속 범실로 2단식을 그대로 이은혜에게 헌납했다.
전지희의 첫 메달이 눈앞까지 다가왔다. 샨샤오나와 만난 전지희는 3-0(11-6, 11-6, 11-6)으로 승리하며 자신의 첫 메달을 만들었다. 1게임을 11-6으로 앞서 간 전지희는 2게임 때도 그대로 샨샤오나를 압도했다. 4-3으로 앞서던 그는 몸쪽으로 온 공을 상대 포핸드로 깊숙히 날려 한 점을 더했고, 샨샤오나의 백핸드 노림수를 포핸드 코스로 보내 점수를 뽑아냈다. 탑스핀 공격이 더해져 그대로 4점 리드. 철벽에 가까운 전지희의 플레이를 샨샤오나가 넘지 못했다. 백핸드 탑스핀으로 9점째, 상대 리시브 범실로 게임 포인트에 도달한 후 결승점까지 그대로 마무리했다.
3게임, 승리가 완벽하게 완성됐다. 3-3 팽팽하게 출발한 전지희는 포핸드로 서브 보낸 후 반대 방향으로 날리는 노련한 플레이로 리드를 되찾았다. 전지희의 샨샤오나 '요리'는 계속됐다. 포핸드와 백핸드를 오가는 화려한 플레이에 샨샤오나의 스텝이 계속 꼬였고, 전지희는 9-4까지 질주했다. 상대 리시브 범실로 게임 포인트. 그리고 결승점마저 상대 미스로 만들어졌다. 한국 귀화 13년 만에 드디어 전지희 목에 올림픽 메달이 걸렸다.
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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