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와 뱀, 잠자리 닮았지만 다 한통속입니다 [ 단칼에 끝내는 곤충기]

이상헌 2024. 8.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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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럽테라(Neuroptera, 맥시류)는 '그물날개(Net-wing)를 가진' 곤충을 말한다.

성충은 자기 방어를 위해 손으로 잡으면 약간의 역한 냄새를 풍긴다.

환경 오염으로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종이다.

뱀잠자리과 곤충은 5~8월 까지 계곡 주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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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날개' 가진 곤충인 뿔잠자리와 뱀잠자리, 약대벌레 이야기

[이상헌 기자]

뉴럽테라(Neuroptera, 맥시류)는 '그물날개(Net-wing)를 가진' 곤충을 말한다. 좁게는 풀잠자리목을 뜻하지만 넓게는 명주잠자리과, 풀잠자리류, 사마귀 무리가 속해 있다. 맥시류(脈翅類)에 포함된 3종의 곤충을 살펴보자.

그물망 같은 날개가 풍성하다

뿔잠자리는 긴 더듬이 끝이 물방울 처럼 부풀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촉각을 제외하면 잠자리와 몹시 닮았다. 5~9월까지 산지 초입의 풀밭에서 볼 수 있다. 포식성이라 여러 작은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 애벌레는 초지 바닥에서 작은 곤충을 사냥하며 종령에 이르면 땅 위에서 동그란 고치를 만든다. 주변의 흙과 풀잎으로 엮으므로 발견하기가 어렵다.
▲ 노랑뿔잠자리. 환경오염으로 점차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 Dani Egli from pixabay
노랑뿔잠자리는 검은색 몸맵시에 연노랑색 날개를 가졌다. 먹색의 몸통에 참외 껍질색을 띈 날개맥이 어우러져 세련된 느낌을 준다. 오뉴월 개울가 근처에서 볼 수 있으며 힘없는 곤충을 먹고 산다. 성충은 자기 방어를 위해 손으로 잡으면 약간의 역한 냄새를 풍긴다. 환경 오염으로 점점 보기 어려워지는 종이다.

짝짓기 후 암놈은 풀줄기에 매달려 약 30여 개의 알을 낳으며 3주 정도 지나면 밤색의 유충이 깨어난다. 개미귀신과 무척 비슷하므로 같은 소속임을 재확인 할 수 있다. 애벌레는 나뭇조각이나 흙 알갱이 등으로 몸을 덮어 위장하고 긴 턱으로 먹잇감을 낚아채서 체액을 빨아먹는다.

대가리를 꼿꼿이 세운 물고기파리

뱀잠자리과 곤충은 5~8월 까지 계곡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대가리를 바짝 치켜든 모습이 뱀을 연상시켜서 뱀잠자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애벌레를 낚시 미끼로 사용하므로 영어권에서는 물고기파리(Fish fly)라고 부른다.
▲ 뱀잠자리붙이 성충. 그물망 같은 날개를 가졌다.
ⓒ 이상헌
짝짓기 후 암놈은 물가 주변에 알을 낳으며 약 2주 후에 부화한 유충은 물 속으로 들어가 생활한다. 계곡 바닥에서 수년을 살며 발달한 턱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다. 암갈색의 애벌레는 지네처럼 생겼으며 몸 양쪽으로 가시털(기관아가미)이 8쌍 정도 길게 나와 있다.
▲ 뱀잠자리붙이. 날개를 펼치면 잠자리와 유사하다.
ⓒ 이상헌
10회 정도 허물을 벗고 자라며 종령에 이르면 개울가 흙 속을 파고 들어가 성충으로 탈바꿈한다. 야행성이며 어른벌레로 사는 기간은 2주 정도에 불과하다. 계곡 주변에서 작은 벌레를 먹고 살며 2쌍의 날개를 활짝 펴면 잠자리와 비슷하다.

뱀파리는 진드기 사냥꾼

약대벌레는 긴 가슴에 굽은 몸통이 낙타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약대'는 낙타의 오래전 말로, 낙타과 동물을 총칭한다. 성충의 앞가슴이 대가리를 바싹 치켜든 독사처럼 보인다고 하여 영어권에서는 뱀파리(Snakefly)라고 부른다.
▲ 약대벌레 성체. 영어권에서는 뱀파리라고 한다.
ⓒ 이상헌
몸 길이 20mm 정도의 애벌레는 나무껍질 밑에 숨어 살며 작은 벌레를 잡아먹는다. 성질이 사나워 좁은 곳에 여러마리를 가둬 두면 동족을 포식하는 습성이 있다. 애벌레 기간은 2~3년 정도이며 약 10번 정도 허물을 벗는다.
▲ 약대벌레 애벌레. 나무껍질 속에 살며 힘없는 곤충을 잡아먹는다.
ⓒ 이상헌
작은 벌레와 더불어 진드기와 진딧물의 포식자로서도 알려져 있으며 거미의 알과 유충도 씹어먹는다. 약대벌레과 곤충은 전 세계적으로 약 260종이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단 1종만 서식한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의 사진은 글쓴이의 초접사 사진집 <로봇 아닙니다. 곤충입니다>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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