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 구하러 ‘경기장 난입’ 택한 금메달리스트 출신 코치→“규정 어겼지만, 오심보다 낫다” 옹호 여론 [2024 파리]

김우중 2024. 8. 1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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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7719="">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 출전한 한국 서건우가 칠레 호아킨 추르칠과의 2라운드에서 마지막 공격이 인정되지 않고 패배 판정을 받자 오혜리 코치와 함께 심판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한국 태권도 국가대표 서건우(한국체대)의 2024 파리 올림픽 여정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4위라는 성적표와 함께 마침표를 찍었다. 비록 메달을 이루진 못했지만, 앞서 그의 토너먼트 진출을 이끈 오혜리 코치의 과감한 결단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서건우는 지난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대회 남자 80㎏급 16강전에서 호아킨 추르칠(칠레)을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로 제압했다. 이 경기는 서건우의 올림픽 데뷔전이기도 했다.

팬들의 이목을 끈 장면은 0-1로 뒤진 채 맞이한 2라운드에서 나왔다. 서건우는 1라운드를 내준 뒤, 2라운드에서도 종료 34초 전까지 6-15로 크게 밀렸다. 그는 이후 연이은 발차기 공격, 그리고 상대의 감점에 힘입어 거센 추격을 펼쳤다. 이어 종료 직전 뒤차기가 상대 몸통에 맞았고, 추르칠은 경기장 밖으로 나가며 감점까지 받았다. 

14-16으로 끝난 상황에서 비디오 판독을 거쳐, 16-16이라는 동점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때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최초 심판진의 결론은 추르칠의 승리였다. 이때 오혜리 코치가 곧장 코트로 뛰어 들어와 이의제기했다. 10초간 경기장에서 심판과 본부석을 향해 강한 항의를 내비쳤다.

결국 재검토 끝에 서건우의 2라운드 승리가 선언됐다. 세계태권도연맹(WT) 측에 따르면 번복된 판정이 정확했다. 서건우가 두 차례 회전 공격을 성공했고, 추르칠은 1번에 그쳤다. 그런데 설정 오류가 정확히 집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건우는 3라운드를 14-1로 크게 이기며 기사회생했다.

<yonhap photo-7758="">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전에 출전한 한국 서건우가 칠레 호아킨 추르칠에게 승리한 뒤 오혜리 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yonhap>

서건우의 회생을 이끈 오혜리 코치의 결단은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 커뮤니티에선 “서건우의 목숨을 건져냈다” “서건우 선수의 8강을 이끈 일등 공신” “확신이 있었고, 이를 증명해 냈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오혜리 코치는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당시 여자 67kg급 금메달을 차지한 실력자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오혜리 코치는 당시 항의로 인해 WT로부터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규정상 지도자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한다. 하지만 오 코치는 양팔을 높게 치켜들며 억울함을 표현했고, 코트 위에서 꾸준히 항의했다. WT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공개 사과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징계 조치 중 ‘경고 및 공개 사과’가 적용된 것이라는 시선이다.

오혜리 코치 역시 연합뉴스를 통해 사과 의사를 드러내면서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팬들 역시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규정은 어겼더라도, 오심보다 낫다”며 오 코치의 결단을 치켜세웠다.

한편 서건우는 엔히키 마르케스 페르난지스(브라질)를 라운드 점수 2-0(4-4 2-2)으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으나,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에게 1-2(4-2 9-13 8-12)로 졌다. 이어진 동메달 결정전에선 에디 흐르니치(덴마크)에게 0-2(2-15 8-11)로 지며 아쉽게 마침표를 찍었다.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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