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XY 염색체' 복서가 金 땄다…"난 여자, 다신 비난 없길"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성별 논란을 일으킨 알제리 출신 복서 이마네 칼리프(25)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칼리프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결승에서 양류(중국)에 5-0(30-27 30-27 30-27 30-27 30-27)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칼리프는 린위팅(대만)과 함께 지난해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세계선수권대회 실격 처분을 받았다. 당시 IBA는 이들 두 선수가 'XY 염색체'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실격시켰다.
반면 IOC는 여권의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칼리프와 린위팅을 '분명한 여성'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를 상대로 1라운드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8강전과 4강전, 결승에서는 모두 5-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잇달아 거두었다.
칼리프는 결승전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크게 환호했고, 양류를 찾아가 손을 맞잡고 들어 올렸다. 시상식에서 칼리프는 눈물 대신 미소만 보였다.
그는 "나는 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이 충분하다.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성으로 태어나 살았다. 내가 여성인지 아닌지는 여러 번 말했다. 비난이 내게 원동력이 됐다. 그들의 공격 덕분에 금메달이 더욱 기쁘다"고 금메달을 딴 소감을 밝혔다.
또 "내가 전 세계에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이 올림픽 정신을 준수하고, 타인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며 "앞으로 올림픽에서는 나같이 비난받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번 대회 칼리프와 16강전에서 붙은 안젤라 카리니(이탈리아)의 경기를 앞두고 "남자 선수가 출전하는 건 부당하다"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따져 물었다. 해리포터 시리즈 작가 조앤 K 롤링,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등 세계적인 유력 인사도 칼리프의 출전을 비난했다.
11일에는 또 다른 '성별 논란' 선수인 린위팅이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와 격돌한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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