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김경수 복권반대'에 대통령실 "사면·복권은 대통령 권한"
대통령실은 10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8·15 광복절 특별사면 및 복권' 절차가 현재 진행 중으로, 아직 어떤 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8일 광복절 특사·복권 대상자를 심사하고, 김 전 지사를 복권 명단에 포함했다. 광복절 특사·복권안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한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해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의 반대 입장은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대해 당원들의 반대 의견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김 전 지사를 복권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권성동 "당정 갈등 비화 우려"
그러나 대통령실의 입장이 나온 뒤 당 내에서 한 대표의 이같은 사면 반대론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이날 한 대표가 김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다시 한번 당정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권 의원은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여당 대표로서 비공개로 대통령실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관행이고 적절하다"며 "언론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여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당정 화합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당정 간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갈등하는 모습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친윤계 한 의원은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역대 정권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야권 인사를 사면·복권해주는 것이 관행이었다"며 "선거 범죄 자체가 민주주의 파괴 범죄라고 볼 수 있지만, 역대 정권은 공직선거법 위반자에 대해 사면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법 위반으로 유죄를 받은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 원장도 이번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됐는데 김 전 지사만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을 반대하고 있지만, 법무부 장관 시절 (김 전 지사) 사면을 했다"며 "그때 사면을 하고선 지금 복권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2021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2022년 12월 신년 특별사면에서 5개월여의 잔여 형기 집행을 면제받았지만 복권되지는 않았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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