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과장이었나? 확 줄은 실업수당 청구, 관건은 이 지표
미국 경제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공포’를 만든 고용시장 냉각이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다시 하회하면서다. 전문가들은 태풍 피해와 자동차 설비 재편으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美 실업수당 청구 한 주 만에 1만7000건 감소
8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지난달 28일~8월 3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25만건) 대비 1만7000건 줄어든 23만3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24만1000건)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매주 발표하는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고용시장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 지표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많아지면,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로 시차를 두고 실업률 등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 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했던 지난달 21~2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5만건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었다. 이 때문에 미국 고용시장이 침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후 발표한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4.3%)까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자 미국 경제의 ‘R의 공포’가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주 만에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치를 다시 밑돌게 떨어지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과장된 것이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게 된 것이다.
태풍 피해, 자동차 설비 지역 위주로 큰 폭 감소
특히 최근 허리케인 베릴의 피해와 자동차 공장의 설비 개편으로 일시적으로 일을 못 한 노동자가 늘어난 점이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과도하게 키웠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런 주장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의 세부 지표로도 뒷받침된다. 지난주 주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계절 조정 전)를 보면 전주 대비 미시간(-7401건)·텍사스(-4814건)·미주리(-3834건)가 감소 폭 1~3위를 차지했다. 미시간과 미주리는 자동차 설비 공장들이 몰려 있는 곳이고 텍사스는 이번에 허리케인 베릴 피해로 정유시설이 중단됐던 곳이다. 이 지역들은 최근에 자동차 공장 설비 개편과 허리케인 피해로 일시적으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늘었는데, 상황이 정상화 되면서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급감했다는 것이다.
날씨 같은 일시적 요인으로 실업자가 늘어났을 가능성은 지난달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언급이 됐다. 지난달 미국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허리케인 등 날씨로 출근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지난 1월 이후 가장 많은 46만명에 달했다.
빅컷 확률 69→59.5% 급락, “8월 고용지표 봐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지표 발표 직후 시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다소 덜면서 크게 반등했다. 8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 나스닥지수 2.87% 급등했다. 특히 S&P500 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예상한 9월 빅컷(0.5%포인트 인하) 확률도 69→59.5%로 크게 떨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침체에 대한 판단은 이번 달 미국의 고용보고서가 나와야 보다 확실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달 미국 실업률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하는 장기 실업률 평균(4.2%)에서 많이 벗어나는지를 봐야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판단도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지금처럼 계속 떨어지면, 실업률도 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연아 금메달 뺏겨도 웃었다…국가대표 ‘강철 멘탈’ 비밀 | 중앙일보
- 11살 제자 성추행한 국악인…알고보니 제자 엄마까지 당했다 | 중앙일보
- 김수영이 숨겼던 ‘性’이란 시, 아내는 치욕 참고 발표했다 [백년의 사랑] | 중앙일보
- '베드신 몸매 보정' 거부한 여배우, 이번엔 뱃살 당당히 드러냈다 | 중앙일보
- "뭐든 해야 했다" 코트 뛰어든 오혜리 '컬크러시' 리더십 화제 | 중앙일보
- 열흘만에 메달 도금이 너덜…"품질 왜 이래, 전쟁갔다 온 줄" | 중앙일보
- 중국이 또?…한국 졌던 탁구 경기마다 '플래시' 터졌다 | 중앙일보
- 부산 들개 습격사건의 공포 "2m 뛰어 확 물어, 내가 죽나 생각" | 중앙일보
- "재산 66조"…44세 테무 창업자, 중국 최고 부자 됐다 | 중앙일보
- "친구야 고생 많았어"…경찰청장 퇴임식에 등장한 정용진 부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