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 '노메달', 올림픽 레전드 함께 울었다…"성실한 서건우, 롱런할 선수"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파리,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태권도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오혜리(36) 코치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불발된 애제자 서건우(20·한국체대)를 향한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출중한 기량을 갖춘 데다 워낙 성실한 만큼 머지않은 미래에 분명히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서건우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덴마크의 에디 흐르니치 게임 스코어 0-2(2-15 8-11)으로 졌다.
서건우는 이날 앞서 열린 80kg급 16강전에서 칠레의 호아킨 안드레스 처칠 마르티네스, 8강에서 엔리케 마르케스 로디르게스 페르난데스를 연이어 격파하고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서건우는 기세를 몰아 결승 진출까지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9위 이란의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에 라운드 점수 1-2(4-2 9-13 8-12)로 졌다. 1라운드를 먼저 따내고도 역전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서건우는 준결승전을 마친 뒤 3시간가량 휴식을 가진 뒤 동메달 결정전에 출전했지만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회 포디움에 오르지 못한 채 4년 후 2028 LA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한 뒤 곧바로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다. 아쉬움에 감정이 북받쳐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오혜리 코치와 대표팀 관계자의 위로에도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워 보였다.
서건우는 "스스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지니까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아픈)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은 태권도가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대회부터 남자 최중량급인 80kg 이상급에 도전한 선수가 없었다. 서건우는 이 체급에서 한국의 첫 번째 올림픽 출전자가 됐다.
서건우는 80kg급 첫 올림픽 출전에 만족하지 않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노렸다. 이번 대회 준비 과정이 워낙 좋았던 데다 컨디션 관리도 잘 이뤄져 금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한국 태권도는 2020 도쿄 대회(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노골드'로 체면을 구겼지만 파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7일 남자 58kg급의 박태준, 8일 여자 57kg급의 김유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번 대회 출전 선수 4명 중 2명이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만약 서건우가 이날 남자 80kg급 금메달을 따냈다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14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다. 한국은 9일까지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2008 베이징 대회와 함께 역대 최고 성적과 동률을 이룬 상태다.
서건우는 하지만 메달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까지 패하면서 아쉽게 커리어 첫 올림픽을 마감했다. 다만 2003년생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4년 뒤 2028 LA 올림픽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
서건우는 "공식 훈련이 끝난 뒤에도 더 개인 훈련을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다른 선수들은 1시간을 할 때 나는 30분 정도를 더 운동했다. 그런데 이런 부분들만 노력이 아니라는 걸 배웠다"며 "상대를 분석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적인 부분에서도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서건우의 성실성은 전담 지도자인 오혜리 코치도 100% 인정한다. 파리 올림픽을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준비했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서건우가 이번 대회를 빈손으로 마친 게 가슴 아프다.
오혜리 코치도 서건우가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배한 뒤 눈시울이 붉어졌다. 같은 선수 출신으로 누구보다 서건우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오혜리 코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태권도 여자 67kg급 금메달리스트다. 은퇴 후 한국체대 체육학과 교수로 임용됐고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서건우의 전담 코치로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혜리 코치는 "서건우가 파리 올림픽을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재능은 물론 성실함까지 갖췄고 누구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는 선수"라며 "평소 콜라 마시는 걸 좋아했는데 그것도 끊고 언제부턴가 탄산수만 마실 정도로 자기 관리까지 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에는 서건우에게 '수고했다'는 말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비록 이번 대회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향후 다른 어떤 선수보다 롱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서건우도 파리 올림픽에서 얻은 경험과 느꼈던 아쉬움을 발판 삼아 더 큰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4년 뒤 LA 대회 정상을 목표로 다시 한 번 구슬땀을 흘릴 것을 약속했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이 끝난 뒤 아버지와 통화했다. '다들 네가 열심히 준비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위로해 주셨다"며 "아버지 말씀처럼 노력은 인정받았으니 다음에는 실력까지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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