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도 수출하는 안동소주…11월엔 제각각 병 디자인도 통일

김정석 2024. 8.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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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병 디자인의 안동소주들. 경북도는 공동주병 디자인 개발을 할 계획이다. 사진 경북도

지난달 25일 경북 안동시 풍산읍 명품안동소주(주) 공장 앞. ‘명품안동소주 인도 수출’이라고 적힌 현수막 아래에서 업체 직원들이 선적식을 열고 있었다. 컨테이너가 실린 트럭 앞으로는 선적을 기다리는 초록색 안동소주 박스가 쌓여 있었다.

이날은 인도에 안동소주를 처음으로 수출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명품안동소주(주)는 인도 현지인이 많이 찾는 16.5도 저도주와 12도 과실주를 위주로 수출할 예정이다. 2만 달러 상당을 시범적으로 수출하고 현지 반응에 따라 수출량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동남아·중국 이어 인도까지 수출


명품안동소주(주)는 2021년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네팔·중국 등 여러 국가로 안동소주를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 이번에는 인구 14억 명인 인도 시장을 개척한다.
지난달 25일 경북 안동시 풍산읍 안동종합유통단지 ㈜명품안동소주에서 안동소주 인도 수출 선적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안동시
인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안동소주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경북도와 안동시가 글로벌 주류 시장 공략을 위해 공격적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안동소주 세계화를 위해 국제주류박람회 참가와 경북도지사 품질인증제도 도입, 안동소주 공동브랜드 개발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업체·대학·관계 공무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안동소주 세계화 실행계획’도 세웠다.

안동소주 수출액도 연평균 170%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출액은 2022년 6억원에서 지난해 8억원으로 2억원 늘었고, 2026년까지 4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안동소주 매출액은 지난해 190억원을 기록하면서 2022년 140억원 대비 36% 성장세를 보였다.


“2026년 수출액 40억원 달성 목표”


11월에는 안동소주 공동주병 디자인도 공개할 예정이다. 기존에는 안동소주를 주로 도자기 병에 담아 판매했지만, 이 같은 브랜딩이 세계화 전략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 두 번째)가 지난해 3월 11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안동소주 기업 '민속주 안동소주'를 방문해 양조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트렌디한 디자인을 한 병과 차별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 줄 수 있는 BI(브랜드 정체성)를 도입하는 한편 업체마다 다른 제품 특징을 라벨로 구분하도록 뜻을 모았다. 이를 통해 역사성을 부각하고 명주 이미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안동시 농촌경제진흥과 관계자는 “농식품 수출검역 규제에 따른 안전성 비용과 수출용 포장재, 제조시설 현대화 등을 지원해 안동소주를 비롯한 안동 농식품의 수출 확대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안동소주는 1260년대 제조를 시작했다. 세계적 브랜드로 자리 잡은 스카치위스키(1494년) 보다 훨씬 앞선 시기다. 안동소주는 가정마다 다른 양조 방법이 전해 내려온 가양주(家釀酒)이기도 하다. 안동지역에서 길흉사를 비롯해 손님 접대, 제사 등에 사용됐다. 과거엔 상처소독·배앓이·식욕부진·소화불량 등 구급약을 대신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2월 영국 스코틀랜드 스카치위스키 양조장을 방문해 안동소주의 우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스카치위스키보다 200여년 앞선 술
경북도 무형유산 제12호이기도 한 안동소주는 명칭에 ‘소주’가 들어가지만, 흔히 생각하는 희석식 소주와는 맛과 도수가 확연히 차이 난다. 안동소주는 증류주다. 위스키나 보드카·테킬라·럼 등과 같다. 45도짜리 안동소주는 숙취가 없는 술로 알려져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안동소주 역사는 스카치위스키보다 200년이나 앞섰고 중국 바이주(白酒) 등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명주”라며 “안동소주 고급화와 브랜드화를 통해 전통주 수출길 확대에 경북도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안동=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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