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볼레오]꽉막힌 퇴근길에서도 연비 20㎞/ℓ, K5 LPG 하이브리드 시승기
법인택시 4곳서 현재 시범운행중
연비개선·온실가스 저감 효과 좋아
최근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중 충전에 대한 불편, 안전에 대한 우려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도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연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을 기반으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에 환경부는 가솔린과 비교해 친환경적인 LPG를 이용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하는 국책 과제를 추진했다. 2021년부터 2년간 진행한 '2리터급 LPG 풀 하이브리드 승용차량 기술 개발' 사업이 그것이다.
이 사업은 블루젠트 기술연구소가 주관 연구 개발 기관을 맡았으며 한국자동차연구원, 한양대학교, 아주대학교가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기자는 대한LPG협회의 협조를 얻어 환경부 국책과제로 개발한 2리터급 LPG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K5 차량을 시승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주로 출퇴근과 주말 집 부근에서 100km 이상을 운행하며 LPG 하이브리드 차의 연비 등을 확인해봤다.
주로 이용한 코스는 서울 광장동 자택부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였다. 5일 오전 6시 40분경 집에서 출발 강변북로를 거쳐 금호터널과 퇴계로를 지나 대한상의까지 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강변북로에서 시속 50~60㎞로 정주행하자 연비는 순식간에 15~17㎞/ℓ까지 올랐다. 이후 시내 길로 들어서자 연비는 바로 19~20㎞/ℓ까지 올라섰다. 속도가 낮은 시내 길에서는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이용한 주행 구간이 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진가가 나타났다.
이튿날 출근길에서는 강변북로를 거쳐 남산1호터널, 을지로를 지나 대한상의로 이어지는 코스를 주행했다. 이날에는 평균 연비가 23㎞/ℓ를 상회했다. 퇴근길은 간선도로가 아닌 시내길로만 주행했는데 며칠간 평균 연비가 19~20㎞/ℓ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5 LPG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행 속도 및 차량 상태에 따라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이 수시로 전환됐다. 전기차 모드에서 느껴지지 않던 진동이 내연 기관으로 바뀌면서 순간 미세한 떨림을 느껴졌다. 이 점을 제외하면 주행중 불편함은 없었다.
이 차량은 기존 K5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트렁크 하단의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가는 자리에 도넛 모양의 LPG 가스통이 자리한다. 그 영향으로 트렁크 공간이 약간 줄었으나 골프백은 무난히 들어갔다.
연비 측면에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차량을 개발한 블루젠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복합연비는 15.8㎞/ℓ였으나 실제 시내 주행에서는 이보다 훨씬 뛰어난 연비를 보여줬다. 그 덕에 유류비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월 4주 기준 전국 평균 LPG 연료 단가는 982원으로 휘발유 1714원의 57% 수준이다.
무엇보다 LPG 하이브리드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9g/㎞로 가솔린 하이브리드 배출량 87g/㎞보다 9% 이상 줄었다. 기존 LPG 승용차에 비해서는 탄소 배출량이 45% 저감된 수치다.
LPG 하이브리드 차량의 엔진 최고 출력은 155마력, 모터 최고 출력은 38.6kW다. 엔진 최대 토크는 19.7 ㎏·m, 모터 최대 토크는 205 Nm의 성능을 발휘한다.
LPG 하이브리드 차량은 LPG 차량과 마찬가지로 연비에 민감한 택시 운전자들에게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조 시에 일정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제조사에서 공식 차량 출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차량은 유창상운(서울) 서경운수(인천), 신장택시(하남), 신진운수(천안) 등 4개 법인 택시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최소 10만 ㎞ 이상 실주행을 통해 차량의 성능 및 실연비를 측정하고 택시의 가혹 주행 조건에서 내구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대한LPG협회 관계자는 "시범 운행중인 법인 택시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경제성 측면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시범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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