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로잡은 '쓰레기 매립의 비극'

최서윤 2024. 8.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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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최 회장이 이 책을 탐독한 건 친환경 사업을 주축으로 만든 회사 신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정체성을 '친환경'으로 정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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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자가 쓴 '웨이스트랜드'로 순환경제 탐구
신재생에너지 거점 호주에 '고려아연 도로' 생겨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요즘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웨이스트랜드(Wasteland) : 쓰레기는 우리보다 오래 살아남는다’를 열독하고 있다.

영국 기자 올리버 프랭클린 월리스가 현지 폐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핵폐기물 처리장, 인도 쓰레기 매립장 현장을 탐사해 환경 문제의 복잡성과 심각성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순환경제에 대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급진적인 아이디어라면서도 결국 물리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신랄한 비평도 한다. 영국 매체 가디언·미국 신문 뉴요커가 꼽은 ‘2023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최 회장이 이 책을 탐독한 건 친환경 사업을 주축으로 만든 회사 신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추진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다. 고려아연은 신재생에너지, 리사이클링 자원순환, 이차전지 소재 등 친환경 분야를 3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의 정체성을 ‘친환경’으로 정의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인류 모범이 되는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가장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세상이 필요로 하는 소재와 에너지로 (사업을) 전환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회사가 신재생에너지 사업 거점으로 삼은 호주에는 아예 고려아연(Korea Zinc) 사명을 딴 ‘징크 로드(Zinc Rd)’라는 도로도 생겼다. 도로 양옆에는 고려아연이 설치한 태양광 설비가 끝없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웨이스트랜드 표지

틈만 나면 책을 펼치는 최 회장이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친환경 사업을 단순한 마케팅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글로벌 폐기물 처리 실태를 접하고 그로부터 얻은 인사이트를 친환경 경영 전략에 반영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책은 최 회장에게 더욱 담대한 순환경제 도전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재활용을 넘어 폐기물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게 환경을 살리는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폐기물들이 제대로 분리·수거가 되지 않아 대부분 쓰레기로 매립되는 실정"이라며 "AI 데이터센터,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추후 쏟아질 폐기물의 리사이클링을 최대화하고 매립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이 책을 탐독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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