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메달에 눈물 '펑펑' 서건우 "금메달 딸 수 있을 만큼 노력했다고 생각했다" [파리 현장]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남자 태권도 중량급 스타 서건우(20·한국체대)의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메달 도전이 아쉽게 좌절됐다.
서건우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덴마크의 에디 흐르니치 게임 스코어 0-2(2-15 8-11)으로 졌다.
출발부터 불안했다. 1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연이어 몸통 공격을 허용 0-4로 끌려갔다. 적극적인 공격으로 만회하려고 했지만 외려 또 한 차례 몸통 공격을 맞고 스코어가 0-6까지 벌어졌다. 흐르니치의 감점으로 2-6으로 점수 차가 좁혀졌지만 서건우도 감점이 나오면서 스코어는 2-7이 됐다.
서건우는 남은 시간 동안 추격하지 못했다. 종료 57초 전 몸통 공격을 맞은 뒤 두 차례나 감점을 받았다. 종료 직전에는 머리 공격까지 맞으면서 2-14로 1라운드를 압도당했다.
2라운드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두 차례나 몸통 공격을 당하면서 0-4로 열세에 몰렸다. 머리 공격을 성공시킨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무효가 되면서 점수를 얻지 못했다.
흐르니치는 흔들리는 서건우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서건우가 몸통 공격으로 2점을 따냈지만 흐르니치도 동시에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얻었다.
서건우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흐르니치의 감점이 나온 뒤 2라운드 종료 1분 12초 전 몸통 공격 성공으로 6-8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남은 시간을 감안하면 충분히 반전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러나 서건우는 끝내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2라운드 종료 10초 전 감점에 몸통 공격까지 내주면서 6-11까지 스코어가 벌어졌다. 흐르니치의 두 차례 감점으로 8-11까지 쫓아갔지만 이미 기운 승부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 종료 후 오혜리 코치를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들의 위로에도 낙담한 마음을 쉽게 추스르지 못했다. 너무나 간절했던 메달을 손에 넣지 못한 아쉬움과 아픔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했다. 방송사 공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취재 기자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잠시만 기다려 달라. 다시 돌아오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선수 대기실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건우는 감정이 북받친 듯 대표팀 관계자의 품에 안겨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덴마크 대표팀 관계자 중 한 사람도 오열하는 서건우의 어깨를 다독이면서 위로했다.
서건우 믹스트존으로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15명의 취재진 중 누구도 서건우에게 재차 인터뷰를 요청하지 못했다. 서건우는 흐느끼면서 발걸음을 옮겼다.
서건우는 이날 80kg급 16강전에서 칠레의 호아킨 안드레스 처칠 마르티네스, 8강에서 엔리케 마르케스 로디르게스 페르난데스를 연이어 격파하고 준결승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서건우는 준결승에서 만난 세계랭킹 9위 이란의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에 라운드 점수 1-2(4-2 9-13 8-12)로 졌다. 1라운드를 먼저 따내고도 역전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바르호르다리는 서건우에게 1라운드를 먼저 내줬지만 서건우의 머리 쪽을 집중 공략하는 전략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서건우는 조금씩 주조권을 뺏겼고 2, 3라운드 모두 바르호르다리에 무릎을 꿇으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제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적극적인 공격에 나선 부분이 오히려 독이 됐다. 메달 획득을 목전에 두고 아쉬움을 삼켰다.
서건우는 동메달 결정전 종료 후 잠시 안정을 취한 이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나섰다. "스스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정도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지니까 내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이런 (아픈)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아버지와 동메달 결정전을 마치고 전화통화를 했다. '네가 고생하면서 열심히 준비한 걸 다 안다'고 위로해 주셨다"며 "노력은 인정받았으니까 다음에는 실력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태권도는 그간 올림픽에서 남자 최중량급인 80kg 이상급에 선수들이 출전함에 따라 80kg급에 도전한 선수가 없었다. 서건우가 이 체급에서 한국의 첫 번째 올림픽 출전자가 됐다.
서건우는 80kg급 첫 올림픽 출전에 만족하지 않고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노렸지만 바르호르다리를 넘지 못했다. 서건우가 이날 남자 80kg급 금메달을 따냈다면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14번째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었다. 한국은 9일까지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면서 2008 베이징 대회와 함께 역대 최고 성적과 동률을 이룬 상태다.
서건우는 하지만 메달 문턱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까지 패하면서 아쉽게 커리어 첫 올림픽을 마감했다. 다만 2003년생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4년 뒤 2028 LA 올림픽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쌓았다.
한국 태권도는 비록 서건우의 남자 80kg급 메달 획득 도전이 좌절됐지만 파리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3년 전 도쿄에서 '노골드'에 그쳤던 아쉬움을 파리에서 풀고 있는 중이다.
한국 태권도는 도쿄에서 끊겼던 금맥을 파리에서 확실하게 다시 캐냈다. 지난 7일 남자 58kg급에서 박태준, 8일 여자 57kg급에서 김유진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올림픽 무대를 정복했다. 오는 10일에는 여자 67kg급 이다빈이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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