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 서늘한데, 은하수 쏟아진다…해발 600m 특별한 피서
아시아 최대 규모 수목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한여름 밤 별과 함께 세계 고산·희귀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체험 행사를 마련했다.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은 9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알파인하우스에서 오는 29~30 이틀간 알파인 꽃별 산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알파인하우스를 둘러보며 고산식물에 대한 전문 가드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오카리나 연주와 함께 여름밤 별을 감상하는 시간도 선사한다.
이재선 국립백두대간수목원전시원 실장은 “알파인하우스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냉실 시스템을 적용해 설계했다”며 “한여름에도 시원한 환경에서 고산지대 식물을 만날 수 있으니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백두대간수목원은 불빛이 적고, 청정한 하늘을 가지고 있어 은하수가 잘 보이는 숨은 별자리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목원 내 알파인하우스는 시원한 데다 천장이 투명해 밤하늘 별도 볼 수 있고, 희귀식물도 관찰할 수 있어 최근 ‘이색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알파인하우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멸종위기 취약종인 고산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수목원 내 해발 600m에 2309㎡(전시관 1402㎡) 규모에 조성됐다. 해발 25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는 고산식물을 여름철 무더위와 다습한 장마철 기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총 3개의 냉실을 조성했다. 동북아시아 전시관(1냉실), 중앙아시아 전시관(2냉실), 세계식물 전시관(3냉실)이다. 키가 작거나 땅에 붙어서 자라고 뿌리를 깊게 내리는 특성을 가진 고산식물을 위해 지하에 20㎝ 간격으로 쿨링 파이프를 설치해 냉기를 공급하고 있다.
전시관별로 보면 우선 동북아시아 전시관에서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인 중국·일본·몽골·극동러시아 등에서 자라는 고산식물 187종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중앙부에는 고산 암석지에 서식하는 식물을 보존하기 위한 암석과 크레바스 경관이 조성돼 있고 백두산·한라산·지리산 등 한반도 고산·아고산대 식물을 전시해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앙아시아 전시관에서는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카자흐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칸 등에 서식하는 튤립 원종 등 94종을 선보인다.특히 이곳에서는 세계적인 원예식물 중 하나인 튤립 원산지로 산자고속(Tulipa)· 부추속(Allium)·양귀비속(Papaver) 식물이 다양하게 전시돼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세계식물 전시관에서는 세계 고산지역인 로키산맥·히말라야산맥·알프스산맥 등 온대고산과 안데스산맥·멕시코 고원·킬리만자로 등 열대고산에서 서식하는 고산습지 식물 210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석회석과 괴암석을 활용해 시원하고 척박한 고산지대 특수환경을 재현하고 있다.
백두대간수목원은 호랑이숲·고산습원·야생화언덕·거울연못·어린이정원 등 전시원만 26개를 갖췄다. 전 세계에서도 남아공 국립한탐식물원(6229만㎡) 다음으로 크며 5179만㎡ 일대에 희귀식물 등 4093종이 전시·보존돼 있다. 올해 여름에는 카트를 타고 전시원을 둘러볼 수 있는 ‘달려라, 어흥 카트’를 운영하고 있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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