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도시’ 속 예수] 여가에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2024. 8. 1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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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누구나 여가를 좋아한다. 직장 일이나 일상적인 해야 할 일을 마쳤을 때 주어지는 시간 말이다. 여가는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 또 아무도 우리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고 아무도 나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 않는 시간을 뜻한다. 이 시간에 우리는 정말 하고 싶은 무언가에 즐겁게 집중할 수도 있고 혹은 목표를 향해 계속 일을 할 수도 있다. 어떤 결정을 하든 그것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현대 문화가 정의하는 여가는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도 이렇게 생각해야 할까. 신학자 제임스 패커는 현대인의 여가 활용에서 세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첫째는 우상숭배다. 누군가는 일을 숭배하듯, 어떤 이들은 여가를 통해 여행 운동 취미 음악 독서를 숭배한다. 사람들은 여가를 창조주를 섬기는 데 쓰기보다는 피조물을 섬기고 숭배하는 데 사용한다.(롬 1:25)

둘째는 쾌락주의다. 삶의 최상 목표를 쾌락에 두는 것은 큰 문제이다. 많은 그리스도인이 여가 전체가 쾌락을 위한 것이라는 가정에 전혀 의문을 갖지 않는다. 패커는 “오늘날 사람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사치를 좋아하고 쾌락에 끌리고 있다. … 쾌락의 추구는 사회의 타락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문제는 공리주의다. 이는 여가가 생산성에 기여할 때만 가치가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이에 따르면 여가의 목적은 사람이 더 생산적으로 일하도록 ‘다시 만드는 것(to re-create)’이다. 그리스도인도 일 중독에 빠지면 이 관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들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후히 주사 누리게”(딤전 6:17) 하신다는 말씀을 간과하고 있다.

개신교는 전통적으로 강한 노동 윤리를 장려해 왔고 이에 따라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은 여가보다 노동을, 쉼보다 활동을 강조하게 되었다. 패커는 “현대 그리스도인은 분주함을 그들의 종교로 삼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바쁘게 사는 사람들을 우러러보며 일에 중독된 그리스도인이 되어 간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쉼을 제대로 누리려면 여가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하심과 이를 위한 하나님의 목적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먼저 그리스도인은 우리가 일을 하든지 여가를 가지든지 모든 시간이 그리스도의 주권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만 한다. 두 번째 여가를 종종 양적인 개념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주말이 끝나기까지 남은 시간을 계산하곤 한다. 하지만 성경은 휴가를 내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여가에도 질적인 차원이 분명히 있다. 우리는 쉴 때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 선물을 기뻐하고 축하해야 한다.(출 20:9~11) 또한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완성하신 구속을 상기하며 쉼이 우리를 하나님께 더 가까이 이끌도록 해야 한다.

이 진리를 삶에서 실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한 주간의 시간 사용을 기록해 보고 우리의 활동을 일상생활, 노동, 여가로 분류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삶이 주로 일상생활과 노동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여가를 위한 기회를 더 만들 필요가 있다.

여가 개념을 알려줄 성경 구절에 친숙해지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안식일과 성경적 쉼의 개념은 모두 휴식, 평화, 기쁨, 자유,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에 대한 축하를 강조하며 여가의 질적 차원을 제안한다. 같은 맥락에서 절기, 잔치, 춤과 음악, 환대, 친구 관계에 대한 성경 구절은 여가를 무엇으로 채울 수 있는지를 제안한다. 끝으로 전도서가 가르치는 진정한 여가란 일 중독이나 쾌락주의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 창조의 선물 안에서 내게 주신 삶을 누리는 것이다.

폴 헤이츠맨
◇폴 헤인츠맨은 캐나다 워털루대(Ph.D.)를 졸업하고 오타와대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레저와 영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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