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논란의 복서 둘, 나란히 축복받지 못할 ‘金’ 딸까 [2024 파리]
김희웅 2024. 8. 10. 01:02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은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XY 염색체’를 가진 복서 둘이 대회에 출전한 탓이다.
여자 57㎏급 린위팅(대만)과 여자 66㎏급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가 논란의 중심에 선 복서다. 공교롭게도 둘은 나란히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대회 기간 내내 손가락질받았던 켈리프는 10일 오전 5시 51분(한국시간) 양리우(중국)와 금메달을 두고 주먹을 맞댄다.
린위팅은 다음 날인 11일 오전 4시 30분 율리아 셰레메타(20)와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둘은 어떤 문제도 없이 결승에 안착했다. 상대보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마지막 관문까지 왔다. 특히 ‘파워’가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 기간 계속해서 세간의 비판을 받은 만큼, 금메달을 따도 축복받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상대한 선수들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제스처를 거듭 선보였기 때문이다.
린위팅의 8강 상대였던 스베틀라나 카메노바 스타네바(불가리아)는 패배 후 손가락으로 ‘X’자를 만들었다. 에스라 일디즈(튀르키예)도 린위팅과 4강전을 마친 뒤 똑같은 제스처를 보였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가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았다. 성별 자격 테스트에서 XY 염색체가 발견돼 부적합한 선수로 평가된 것이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칼리프, 린위팅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빼앗지 않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들은 여성으로 태어나고 자랐으며, 여권을 가지고 수년간 경쟁해 온 복서”라면서 “이들이 여성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우리가 인정하지 않은 조직(IBA)이 올림픽과 IOC의 명예를 훼손해 왔다”라고 했다.
둘의 올림픽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둘의 승리 소식이 날아들 때마다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는 만큼, 둘이 금메달을 목에 걸어도 경기력과 성적보단 성별 논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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