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교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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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의 교동도는 강화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크다.
조선시대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이 소달구지를 타고 유배를 왔다가 최후를 맞은 곳도 교동도이다.
지난 8일 새벽 북한 주민 1명이 한강중립수역을 도보로 건너 교동도로 귀순했다.
역사의 애환이 담긴 섬 교동도에는 남북 대치로 인한 긴장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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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하구의 교동도는 강화도의 부속 섬 중 가장 크다. 면적(46.89㎢)은 서울 여의도의 10배가 넘는다. 그러나 주민 수는 2735명에 불과해 여의도 상주인구(3만2905명)의 12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강 건너 북쪽은 황해도 연백군이다. 직선거리로 2.5㎞인데 수심이 얕고 물살이 세지 않아 걸어서도 강을 건널 수 있다. 썰물 때는 남쪽 교동도 들판과 북쪽 황해도 연백평야를 잇는 개펄이 드러난다. 그러나 개펄은 유엔군사령부가 관할하는 군사분계선이 지나는 곳이다. 다만 한강 위에 철책을 세울 수가 없어서 중립수역으로 지정됐다. 해병대가 경계를 서고 있는 교동도는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다.
오랫동안 고립된 이 섬에 2014년 강화도를 연결하는 교동대교가 개통되면서 외부인들의 발길이 늘었다. 지난해 7월에 문을 연 화개정원은 2개월 만에 10만여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화개산(해발 259m) 정상에 서면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온다. 대룡시장에 가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실향민들이 고향의 연백시장을 본떠 만든 이 시장에는 이발관과 다방, 양복점, 약방 등 1960~70년대 모습을 간직한 가게들이 즐비하다. 옛 시골 장터의 정취가 묻어나는 이 골목시장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몇 차례 소개됐다. 조선시대 왕위에서 쫓겨난 연산군이 소달구지를 타고 유배를 왔다가 최후를 맞은 곳도 교동도이다.
지난 8일 새벽 북한 주민 1명이 한강중립수역을 도보로 건너 교동도로 귀순했다. 물이 빠진 시간이어서 개펄을 건너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군의 경계와 감시가 심한 곳이어서 목숨을 건 용기가 필요했다. 귀순을 시도한 건 2명이었으나, 성공한 건 1명이었다. 군은 중립수역을 무사히 벗어난 탈북자의 귀순 의사를 확인하고서야 신병을 확보했다. 교동도를 통한 북한 주민의 귀순이 공개된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역사의 애환이 담긴 섬 교동도에는 남북 대치로 인한 긴장이 여전하다.
전석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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