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 태권도 남자 80kg급 준결승 진출…한국 3일 연속 금메달 '순항'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남자 태권도 중량급 스타 서건우(20·한국체대)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준결승에 올라 한국 태권도 사흘 연속 금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서건우는 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8강전에서 브라질의 엔히키 마르케스 페르난지스를 라운드 점수 2-0(4-4 2-2)으로 꺾고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라운드 점수는 2-0이었지만 매 라운드 아슬아슬한 성부를 펼쳤다. 상대와 한 번씩 몸통 공격을 주고받은 서건우는 1라운드 종료 52초 전 몸통을 한 번 더 차 4-2로 앞서갔다. 다급해진 페르난지스가 발차기 세례를 퍼붓자 이를 피하려던 서건우가 두 차례 감점을 받아 동점이 됐다.
동점이 된 라운드의 승자는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이에 따라 1라운드를 동점으로 마치고도 승자가 됐다.
서건우는 2라운드 역시 2-2로 비겼으나 같은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라운드를 따냈다.
한국 태권도는 그간 올림픽에서 남자 최중량급인 80kg 이상급에 선수들이 출전함에 따라 80kg급에 도전한 선수가 없었다. 서건우가 이 체급에서 한국의 첫 번째 올림픽 출전자가 됐다.
호아킨 추르칠(칠레)을 상대로 판정 번복 끝에 기사회생, 간신히 16강을 통과한 서건우는 8강에선 다부지게 싸웠다. 페르난지스는 16강전에서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제압하는 이변을 썼으나 서건우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겨루기 랭킹을 보면 서건우는 4위, 페르난지스는 23위다.
서건우의 준결승 상대는 이 체급 세계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를 라운드 점수 2-1로 따돌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9위)로 결정됐다. 바르호르다리는 1라운드를 1-6으로 패했으나 2라운드 2-1, 3라운드를 10-9로 각각 한 점 차 승리를 챙겨 4강에 올랐다.
서건우는 앞서 16강에선 판정 시스템 오작동으로 하마터면 올림픽 첫 판에서 고개를 숙일 뻔했다.
태권도 경기에서 라운드 동점 시 승자를 가리려 각종 경기 지표를 계산할 때 일부 항목의 우선순위가 잘못 설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서건우는 9일 16강전에서 호아킨 추르칠(칠레·24위)을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로 이겼다.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 종료 34초 전 6-15까지 밀렸다. 다급해진 서건우는 매서운 발차기 공세를 퍼부었다. 라운드 종료 13초 전 상대 감점으로 1점을 딴 서건우는 한 차례 감점을 받긴 했지만 이후 회전 몸통 공격(4점)으로 11-16까지 따라갔다.
이어 종료 직전 온 힘을 짜내 뒤차기를 시도한 게 상대 몸통에 맞았다. 동시에 추르칠이 경기장 밖으로 나가 감점까지 주어지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서건우의 마지막 공격은 처음에 2점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회전 공격으로 몸통을 때리면 4점을 받아야 한다. 14-16으로 최종 스코어가 끝난 상황에서 심판진이 장면 검토에 들어갔고, 칠레 코치진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서건우가 뒤차기를 한 걸로 인정돼 극적으로 2라운드가 16-16 동점이 됐다. 각 항목을 검토한 심판진은 처음에는 추르칠의 승리를 선언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도 이때 추르칠을 16강전의 승자로 발표됐다.
그러자 서건우가 심판에 항의했고, 오혜리 대표팀 코치까지 코트로 뛰어 들어와 이의를 제기했다. 오 코치는 10초간 경기장 위에서 심판과 본부석을 오가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경기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각 동작과 장면을 따져보며 동점 상황에서 판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재검토했다. 이 과정이 길어지자 '정확한 판정을 위함이니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장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결과는 번복이었다. 서건우의 2라운드 승리가 인정됐다. 세계태권도연맹(WT) 측에 따르면 번복된 판정이 정확하다. 최초에 회전 공격보다 감점 빈도가 더 우선순위로 설정된 채 판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는 잘못된 설정이었다. 두 선수의 라운드 점수가 같게 되면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서건우가 두 차례 회전 공격을 성공한 반면 추르칠은 1번에 그쳐 본래 기준대로라면 서건우가 승자가 돼야 한다. 하지만 우선순위 설정 오류로 이 부분이 정확히 집계되지 못한 것이다.
라운드 승자가 발표된 이후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부분도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게 WT 측 설명이다.
WT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운영 미숙' 상황이 벌어지면 종료 후 30분 안에 결과를 다시 발표할 수 있다. 우승 후보로 언급되다가 첫판부터 패배 직전까지 간 서건우는 심기일전해 3라운드를 14-1로 완승했다.
태권도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 때는 지금과 같은 3판 2승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3라운드까지 점수가 계속 쌓였고,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우 연장전으로 4라운드를 치러 먼저 두 점을 뽑는 선수를 승자로 인정했다. 이른바 '골든 포인트제'가 시행됐다.
WT는 2022년부터 이 방식을 버리고 라운드가 끝나면 다시 0-0부터 시작하는 현행 제도를 채택했다. 더 재미있는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라운드마다 승패를 가려 먼저 2승을 따도록 한 것이다.
서건우를 울고 웃게 한 라운드 동점 시 기준도 함께 마련됐다.
한편, 한국은 서건우의 4강 진출로 이번 대회 태권도 종목 사흘 연속 금메달이 가능하게 됐다.
힌국은 7일 남자 58kg급 박태준이 금메달을 따내더니 8일엔 여자 57kg급에서 김유진이 우승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음주운전' 슈가, 혈중 알코올 농도 0.227% '만취'…최대 5년 이하 징역 수치 [엑's 이슈]
- '대만 진출' 안지현, 한 뼘 의상 입고 글래머 몸매 과시
- '이병헌 협박녀' 김시원, 과감한 상의 탈의 노출…"마지막 한계샷"
- 치어리더 박기량, 못 보여줬던 모습…파격 노출 '깜짝'
- 한혜진 홍천 500평 별장, 화재 위기…집안 가득 연기·사이렌 소리 퍼져
- '사별' 사강 "남편 부재, 매번 느껴…변우석 통해 위로 받았다" (솔로라서)
- '70대 남편♥' 이영애, 子 학교 바자회서 포착…"조기 완판"
- '내년 재혼' 서동주, 단독주택 사고 '급노화' 어쩌나…"즐거웠는데"
- '마약 자수' 김나정, 결국 양성 반응 나왔다 "정밀 감정 의뢰"
- 김병만, 사망보험 20개 이혼 소송 중 발견… "수익자는 前 아내+입양 딸" (연예뒤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