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받은 동메달…역도 전상균의 특별한 세리머니
전 역도 국가대표 전상균이 12년 만에 동메달을 받았다.
전상균은 9일(한국시간)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르 광장에서 펼쳐진 메달 재배정 행사에 참석했다. 전상균은 검은색 수트를 차려입고, 양손을 흔들면서 입장했다. 메달을 목에 건 이후에는 관중들에게 인사하면서 고마움을 전했다.
전상균은 지난 2012 런던 대회 당시 남자 역도 105㎏ 이상급에 출전했다. 인상 190㎏, 용상 246㎏ 합계 436㎏을 들어 4위에 올랐다. 당시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는 인상 208㎏, 용상 240㎏ 합계 448㎏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베고프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런던 대회 당시에는 도핑 테스트를 통과했으나 지난 2017년 다시 실시한 검사에서 알베고프의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됐다. 국제역도연맹은 알베고프의 선수 자격을 정지시켰다. 이에 따라 전상균의 최종 순위는 3위가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년 만에 전상균에게 메달을 건넸고, 지난 3월에야 목에 걸었다.
전상균은 런던 대회 이후 한국조폐공사 역도팀 감독을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다 팀이 해체되면서 사무직으로 일해왔다.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전상균은 챔피언스파크를 힘차게 걸으며 뒤늦게 자신이 흘린 땀의 대가를 받게 됐다.
전상균은 "12년 전 그 당시, 그 현장에서 누려야 할 감정보다는 덜 하겠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에 와서 세리머니를 하다 보니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엔 (금지 약물로부터) 청정 국가라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몇몇 다른 국가에선 당연하게 (금지) 약을 투여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스포츠인으로서, 운동선수로서 위배되는 행동이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고,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국 역도는 사후 도핑 테스트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3개를 되찾았다. 여자 최중량급(75㎏ 이상급)에 나선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4위에서 3위로 승격됐고, 아직 메달은 받지 못했다. 남자 94㎏급에 출전했던 김민재는 8위였으나, 당시 1~3, 6·7, 11위 선수의 도핑이 적발돼 2019년 10월 은메달을 전달받았다.
파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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