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과거였던 낙동강의 지금… 대체 강에 무슨 짓을 한 걸까
[박은영 기자]
▲ 천막농성장에 놀러오는 새친구들 |
ⓒ 이경호 |
천막 지붕으로 새똥이 떨어지는 소리다. 새로 친 천막에도 여지없이 새들의 흔적이 남기 시작했다. 새 천막에 떨어지니 약간 속상하지만 우리가 나가지 않는 이상, 천막 지붕은 전에 쳤던 천막처럼 곧 새똥 천지가 될 것이 뻔하다. 새들의 화장실이 더 넓어져서 다행인가도 싶다.
입추가 지나서일까. 바람이 어느 순간 더 시원해졌다. 아직 한낮의 더위는 뜨겁기 이를데 없지만 아침저녁으로 달라진 바람의 기운에 제법 살만하다. 기후위기다 뭐다해도 제 시간을 잘 찾아오는 절기가 신기하기도, 고맙기도 하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인간들의 욕심이 사그라들기는커녕 더 왕왕해지는 시대에 절기라도 제 시간에 맞게 와주니 말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최고온도가 40도까지 올랐다는 뉴스를 보니 절망적이다. 이렇게 손 놓고 쳐다볼 일이 아니라 우리 집에 불이 난 것처럼 한시라도 빨리 이 불을 꺼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너무 한가하게 불구경을 하고 있다.
▲ 907 기후정의행진 선포 기자회견 |
ⓒ 녹색당 |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도 선포식에 참여했고, 발언을 통해 4대강 사업과 댐 건설이 결국 토건세력의 입에 우리 산과 강을 떠먹이는 일이기에, 댐 건설 중단하고 4대강 16개 보를 철거하는 것이 진짜 홍수와 가뭄을 대비하는 환경부의 일임을 강조했다. 선포식에 함께한 이들과 '강물아 흘러라'를 함께 외치기도 했다.
이번 기후정의행진에 여러 요구안 중 '이윤을 위한 생태 파괴, 신공항 건설과 국립공원 개발 4대강 보 사업을 철회'하라는 요구도 포함되어 있다. 세종보 천막농성을 포함해 전국에 생태 파괴 건설 사업이 횡횡한 탓에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시민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돈을 더 벌기 위해, 일부 토건자본 세력의 이득만을 채우기 위해 모두가 누려야 할 생태 환경을 파괴하지 말라는 것이다. 9월 7일, 그 목소리가 전국에 울려퍼질 것이다.
▲ 저녁에 만난 낙동강 3강의 모습. 모래사장 위 강태공들의 모습이 보인다. |
ⓒ 임도훈 |
▲ 저녁 노을빛 어린 낙동강 3강의 모습 |
ⓒ 임도훈 |
▲ 상주보 인근 녹조가 가득한 낙동강 모습 |
ⓒ 임도훈 |
상주보는 낙동강 보 중 가장 상류에 있는데, 엄청난 강 폭에도 수문이 단 2개다. 약 80%가 고정보로 막혀있어 저수지와 다름 없다. 강 바닥 퇴적토를 퍼보니 4급수 지표종인 붉은깔따구, 실지렁이가 나온다. 현장을 함께 조사하는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상주보를 만들기 전 이곳은 양쪽 강변에 백사장이 넓게 자리잡고 그 사이로 강물이 흐르는 곳이었단다.
▲ 녹조 가득한 영주댐 모습 |
ⓒ 임도훈 |
낙동강 현장조사에 나선 나귀도훈이 한 말이다. 금강과 지류하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로가 보로 막힌 낙동강에서는 보이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금강 세종 구간도 수문이 닫혀있던 때는 강 바닥에 펄이 잔뜩있고, 그 안에는 붉은 갈따구 실지렁이가 바글바글했다. 하지만 수문이 열리고 이제 강 바닥에 펄은 찾아보기 힘들다.
▲ 금강을 노니는 평화로운 백로의 모습 |
ⓒ 이경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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