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도 최대 실적…인터넷뱅크 투심 U턴할까
[한국경제TV 유주안 기자]
<앵커> 시중 5대은행에 이어 인터넷뱅크 업계 1위 카카오뱅크도 상반기 역대 최대이익을 달성했습니다. 밸류업 기대감에서 소외된데다 성장둔화 우려와 대주주 리스크가 겹치며 주가 발목을 잡아왔는데, 예상을 뛰어넘은 실적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옵니다. 주가가 바닥인 카카오뱅크와 상장 재수생인 케이뱅크의 투자심리에는 어떠한 영향이 있을 지 유주안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카카오뱅크가 2분기에 최대이익 거두면서 대출성장에 제약이 있을 것이란 기존의 우려를 덜었습니다. 업계에선 어떻게 평가하고 있죠?
<기자> 카카오뱅크는 지난 2분기에 1,202억원(+46.7%, YoY)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규모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2, 3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앞서 시중 5대 금융지주가 최대 실적 행렬을 이어갔는데, 규모를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터넷뱅크의 존재감은 입증했습니다.
이번 실적이 공개되기 이전까지, 정부가 가계대출 속도조절을 강도높게 요구해온 영향을 피하지 못했을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있었습니다. 실적 내용을 보더라도 전년도까지 가팔랐던 대출 성장세는 상당히 둔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대환대출 수요가 증가했고, 지난해 시작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비중은 크지 않지만 확대됐습니다. 여기에 플랫폼 비즈니스가 순항을 지속하는 등 인터넷뱅크로서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잘 찾아내 성과로 연결시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금융자산에서 2500억원 넘는 이익을 낸 것도 눈에 띄었는데요, 마침 카뱅이 올해 사내에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했는데 주식, 채권에 투자한 수익률이 잘 나오면서 전체 이익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앵커> 시중은행, 지주사들은 뛰어난 실적과 밸류업을 내세워 주가 측면에서도 성과가 좋았는데, 카카오뱅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투자자 심리가 회복될 수 있을까요?
<기자> 실적 면에서 본다면 고객수가 국민 절반에 가까운 2400만명까지 확대됐고, 이와 더불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어느 정도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번 실적을 증권가에서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대표적으로 개인사업자대출 비즈니스는 국내에서 시장규모가 450조원 수준으로 집계되는데, 카카오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은행들이 비대면 간편 심사를 내세워서 고객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이에 연계한 새로운 상품도 출시할 계획인데 개인사업자 담보대출과, 1억원 초과하는 신용대출사업에도 진출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뱅크는 대출자 심사모형을 포함해 연체율 관리에 노하우를 쌓으며 비교적 낮은 수준의 연체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연체율 관리에는 보다 힘써야 하겠지만, 신상품 확대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하려는 시도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밸류업 관련 공시도 투자자들 이목을 끌었습니다.
KB, 신한같이 거대규모 지주 체제 시중은행이 밸류업에도 앞장서왔는데, 지난해부터 배당을 시작한 카카오뱅크가 4분기 내에 밸류업 공시를 하겠다고 예고한 겁니다.
내용을 예단하긴 어렵지만 증권업계에선 배당 정책 수립과 자사주 소각 발표 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대주주리스크가 부각되어 있는 상황에서 주주환원 금액 자체보다 향후 회사의 성장과 주주환원에 대한 기준과 계획을 체계적으로 알려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리스크 요인을 꼽자면 대주주 리스크가 여전합니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법인 카카오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에 따라 지분 매각 가능성 제기되고 있고, 마이데이터, 신용카드 등 신규사업은 당분간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또한 김병환 신임 금융위원장이 하반기부터 제4인터넷은행에 대한 인가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장기적으로 경쟁이 지금보다도 더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카카오뱅크의 바톤을 이어받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인터넷뱅크 3사의 사업모델이 비슷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습니다.
국내 1호 인터넷뱅크사업자인 케이뱅크는 다음주 13일경(또는 14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케이뱅크 안팎에서는 지난 1분기까지 보여온 성장세를 순조롭게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IPO 재수생으로서 실적이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막내로 출범한 토스뱅크는 이달 말에 실적을 공개합니다. 2021년 출범 이후 지난해 3분기 첫 흑자를 냈고, 올 1분기부터는 안정적인 흑자기조에 들어섰다는 자타의 평가가 있습니다. 두 개 다른 인터넷뱅크에 비교해선 담보대출 보다 신용대출 중심 영업을 하고 있고, 그만큼 위험가중자산 비중이 높다는 지적은 계속 있습니다. 또 여신보다 수신이 빠르게 늘고 있어 일각에선 초과수신 상태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앵커> 케이뱅크의 기업공개 추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인터넷 뱅크에 대한 관심이 환기된다면 유리해지는 측면이 있겠지요?
<기자>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기업공개를 추진했다가 주식시장 급락으로 철회했고요, 올해 다시 추진해 지난 6월 말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습니다. 45 영업일 내에 승인 여부가 나오니까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달 초면 결과가 나옵니다. 승인 자체보다 얼마나 몸값을 받느냐가 관건입니다.
증권가에서 케이뱅크의 적정 밸류에이션을 평가할 때 카카오뱅크와 비교하곤 하는데 비교대상인 카카오뱅크 주가를 보면 첫번째 기업공개 추진했던 2022~2023년에 비해 아직까지는 나아진 점이 없습니다. 또한 이번주 초 증시가 주가급락 사태를 겪었는데, 앞으로 주식시장과 투자심리의 회복세에 따라 공모주 투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케이뱅크는 1주당 1만3,6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이에 따른 시가총액이 5조원 수준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에 할인을 적용해서 적정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이란 시각도 있어 온도차가 큽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뱅크가 이번엔 완주를 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재무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뿐 만 아니라, 케이뱅크 자체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기업공개가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기업공개를 한다면 지난 22년 유상증자 투입자금과 공모자금을 합쳐 자본에 반영이 되고, 대출성장여력을 10조원 넘게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1위와의 격차를 줄이고 3위와의 격차는 늘릴 수 있어 케이뱅크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상입니다.
유주안 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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