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금리인하 시기 놓쳐”...KDI, 올해 성장률 전망치 수정

KDI “고금리가 투자·소비 발목”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출처=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쳐 고금리가 길어지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KDI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8일 공개한 ‘2024년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전망치는 지난 5월 KDI가 내놓은 2.6%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전망치와 같고 정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2.6%보다는 낮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지만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가 더디게 회복될 것이라는 게 KDI 설명이다. KDI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기존 5.6%에서 7%로 높인 반면 민간 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0.3%포인트 낮췄다. 설비투자의 경우 기존 전망(2.2%)보다 크게 낮은 0.4% 증가할 것으로 KDI는 예상했다.

KDI는 이같은 민간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고금리를 지목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민간 부채가 대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경우 가계 소비 여력과 기업 투자 여력이 제약되면서 내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고도 주장했다. 내수를 제대로 살리기 위한 금리인하 시점은 이미 지났다는 주장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5월 전망 때 이미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는데 그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DI는 고금리 기조가 길어진다면 내수 회복이 더 더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달에라도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 실장은 “8월에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어 그때도 충분히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