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 졸속 심의 정황 "방통위원들간 상의조차 없었다"
[신상호, 남소연 기자]
▲ 조성은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이 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 남소연 |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선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드러났다. 이진숙 방통위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이 무려 80여 명에 달하는 후보자들 서류와 국민의견 500여 건을 검토하고, 결론을 내리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시간 30여 분에 불과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7월 3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시간대별로 정리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오전 9시 20분 이진숙 방통위원장 지명 및 과천청사 출근 후 오전 10시 지원서 및 국민 의견 수렴 내용을 전달받는다. 오전 11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취임식이 열리고, 오전 12시 두 위원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웠다. 오후 4시 제34차 전체회의 공지에 이어 오후 5시 전체회의가 열렸고, 오후 6시 45분 회의가 끝났다. 이 중 10분 정도는 정회가 이뤄져, 실질적인 회의 시간은 1시간 35분 정도에 불과했다.
이 짧은 회의에서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MBC 대주주) 이사 6명, KBS 이사 7명이 결정됐고, 지원자에 대한 면접은 생략됐다. 결정은 상임위원간 표결을 통해 이뤄졌고, 위원간 별다른 상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의원은 "(현재 공영방송 이사를 선발했던) 2021년은 코로나 영향으로 화상 면접을 실시했다,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상임위원 모두에게 보고했고 KBS 이사 지원자 50명 중 40명, 방문진 이사 지원자 22명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의결을 했다"면서 "전체회의 기습 개최, 면접 절차 없고 점수 처리한 것도 문제가 있지만 이번 공영방송 이사 선임의 가장 큰 문제는 상임위원 간 논의가 없었다는 것, 이런 부분들은 법원 판결을 통해 다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새로 임명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들의 경우 당초 오는 13일부터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8일 김동률, 손정미, 윤길용, 이우용, 임무영, 허익범 등 방통위가 새로 임명한 방문진 이사의 임명 처분 효력을 오는 26일까지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야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박선아 이사는 '방문진 이사 임명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임명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고, 방통위 측에서 공판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이같은 결정이 이뤄졌다.
▲ 조능희 전 MBC 플러스 사장이 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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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에 나온 조능희 전 MBC PD는 방문진 이사로 선임된 이우용, 윤길용(MBC 간부 출신들) 등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참담한 피해를 줬다"고 평가했다. 조 전 PD는 "이분들의 행태는 잘 알고 있다, 저희 구성원들에게 조합원들에게 고통을 줬다"면서 "후배들은 정신과 치료도 받고 난독증도 걸리고 거의 참담한 피해를 당했다, 방송인으로서 할 일,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게 했다, 그냥 단순히 월급을 깎거나 이런 거는 아마 견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 직무대행은 지난 6일 과천청사에서 이뤄진 국회 현장검증에도 "수십명 끌고 와서", "깡패냐" 등의 거친 발언을 하면서 야당 의원들과 각을 세웠던 인물이다.
▲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1차 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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