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운동화 혁신과 나이키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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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르까프, 프로스펙스 등의 국산 브랜드 운동화가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기울고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외국산 운동화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주문자위탁생산(OEM)으로 성장한 신발 기업(국제상사·화승)들이 독자 브랜드로 종합 스포츠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패한 역사의 한 대목이다.
최대 스포츠 기업인 나이키가 혁신에 주춤하는 사이에 호카(HOKA), 온러닝 등의 신흥 강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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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온러닝 등 신흥강자 등장
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르까프, 프로스펙스 등의 국산 브랜드 운동화가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기울고 나이키, 아디다스 등의 외국산 운동화가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주문자위탁생산(OEM)으로 성장한 신발 기업(국제상사·화승)들이 독자 브랜드로 종합 스포츠 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실패한 역사의 한 대목이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위기를 맞고 있다 한다. 이베이 출신으로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된 존 도나호가 기존의 도소매 채널을 줄이고 홈페이지와 직매장 중심으로 전환한 것이 패착이라는 분석이다. 직접 판매로 수익을 더 올리고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나이키는 혁신과 도전의 상징인 기업으로 마케팅 교과서 같은 기업이다. 1964년 창업과 함께 ‘에어 줌 탄소 섬유 플레이트’ 등의 혁신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였으며, 마이클 조던·타이거 우즈 등의 스타를 앞세워 도전을 상징하는 ‘저스트 두 잇’ 슬로건으로 경쟁자들을 압도해 나갔다. 그런 나이키가 최근 뚜렷한 혁신을 보이지 못하며 스포츠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 2019년 세계육상대회에서 나이키 신발을 신고 우승한 선수가 17명으로 타 브랜드 선수 5명을 압도했으나 작년에는 10명으로 타 브랜드 12명보다 적었다고 한다. 혁신과 마케팅의 실패가 주가에 반영되며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뉴밸런스는 1906년 창업된 회사로 100년이 넘는 역사에도 건재하고 있다. ‘922 grey’ 모델은 스티브 잡스가 즐겨 신었다 해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스니커즈이다. 스티브 잡스가 추구하는 완벽함과 단순함을 가장 잘 지니고 있어 그가 선호했다고 한다. 모든 신발 브랜드가 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는 OEM 전략을 쓰고 있는 데 반해 ‘MADE IN USA’를 브랜드로 사용하며 실제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72조각을 80가지의 공정을 거쳐 제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신발이 길이로만 크기를 재는 데 반해 4~5개의 볼 사이즈를 제시해 편안하다. 제한된 수량만 생산해 구매 경쟁을 해야 하는 고가, 희소 전략을 쓰고 있다.
스케처스는 1992년에 설립된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로 스포츠 신발과 캐주얼 신발로 편안한 착용감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신었다고 해 유명해진 SLIP INS 모델은 마치 신발 뒤축에 단단한 구둣주걱을 붙여 놓은 것처럼 생겨 서서 발이 신발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처럼 편하다. 신발을 신기 위해 구부리지 않아도 돼 나이가 많거나 배가 나온 사람에게 안성맞춤이다. 셀럽들과의 협업으로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운동화는 기본적으로 발에 밀착시키기 위해 끈을 매게 되어 있다. 끈을 매는 것이 성가실 뿐 아니라 풀어지기도 하고 크기 조정도 미세하지 않다. 2001년 미국의 개리 해머슬래그가 스노보드 부츠 착용을 위해 보아핏(BoA fit) 시스템을 개발했다. 와이어나 코드를 다이얼로 돌려 조절할 수 있어 착용(fit)을 정밀하게 할 수 있다. 스키 장비, 골프화, 등산화, 헬멧 등에 적용해 사용한다.
적용된 모든 장비와 신발에 붙어 있는 다이얼 위에 BoA 로고가 선명한 혁신 아이디어이다.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운동화 산업에서도 끊임없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최대 스포츠 기업인 나이키가 혁신에 주춤하는 사이에 호카(HOKA), 온러닝 등의 신흥 강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혁신만이 살길이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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