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는 백자 달항아리

오광해 2024. 8. 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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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스미의 '달항아리에 스미다-전설(LEGEND)', 오는 20일부터 5일간 전시

[오광해 기자]

한 작품은 작가의 모든 것을 반영한다. 작가의 지난한 역사와 삶으로 이루어지고 드러난 결과가 작품의 터무니일 수 있는 것이다. 평면의 회화에도 수많은 수식이 있고 단순해 보이는 점과 선 하나에도 살아온 내력과 감정이 읽힐 수 있고 의도된 표현을 하지 않아도 작가의 여운과 무늬는 남는다. 어린이 그림에서는 무구한 동심을 읽을 수 있고 원로 작가의 작품에서는 묵직한 연륜과 이력이 엿보이는 이치일 것이다.

작품 하나를 보고 그 모든 것을 유추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좋은 작품에서는 유무형의 자연스러운 소통과 아우라를 경험할 수 있고 시공을 초월한 여행과 생각에 지친 습관적 의식을 깨우고 가능한 꿈을 갖게도 한다.

여기 소개하는 김스미 작가의 작품에서도 오롯이 스민 산문적 감상이다. 대학 강의를 하고 일간지에 <김스미의 미술산책〉이란 칼럼을 연재 하며 지금까지의 작품을 위해 탄탄하고도 견고한 수련을 해 온 작가는 자신이 목표한 결과를 위해 집요하고도 면밀하게 준비해 온 태생적 작가임이 분명해 보인다.

작가는 인물 등에서도 뛰어난 표현력을 보여 주지만 아무래도 달항아리에 역량을 쏟는 듯 보인다. 이런 달항아리 시리즈는 오래전부터 도자기 공방에서 직접 물성과 입체의 공간감을 이해하며 평면 회화를 위한 습작과 소묘도 꾸준히 한 결과물로 보인다.

인간은 회복하고 치유하는 존재
▲ 달항아리-전설(LEGEND Ⅰ), 150x150cm, 혼합재료, 2024 전설, LEGEND〉는 출생연도와 관련된 띠 동물을 12지신으로 의인화한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작업하였다.
ⓒ 김스미
그럼 전주 청목미술관에서 2024.8.20(화)-25(일)까지 전시가 열리는 서양화가 김스미 작가의 좀 더 구체적 세계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레지던시 결과 보고 초대 개인전 '달항아리에 스미다-전설(LEGEND)'이란 명제를 달고 있다.

김스미 작가는 인간은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힘을 가진 존재라고 말한다. 힘든 시절을 달항아리와 그림을 통해 극복하는 과정을 겪었던 작가는 우리 모두의 삶에 대한 은유를 달항아리 그림에 담아 꿈의 시간을 소환하는 존재의 심연으로 표현한다.

달항아리가 가진 에너지의 파장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정서를 보듬는 색채 심리의 무의식적 치유의 모티프를 평면으로 형상화하였다. 달항아리의 이미지를 회화로 이행시키는 작업은 형태적 특징보다는 항아리 본연의 감성적 이미지 표현에 주안점을 두었다.

작품의 배경 추상을 회화적 퍼포먼스로 가시적 세계와 비가시적 세계를 연결하여 구성의 조화로움과 지적 판타지를 그렸다. 김 작가의 달항아리는 기쁨과 슬픔, 연민과 희망을 담아 꿈이 투영된 실존이 되었다. 달을 품은 항아리에 존재의 염원을 실어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 달항아리-무상, 60.0x60.0cm, 혼합재료, 2024 혹여 사족이라도 있을라 일체의 해석을 자제하며 달항아리의 원형을 재현한 '무상'
ⓒ 김스미
한국미의 정수인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를 모티프로 김스미 작가의 달항아리 그림은 조형적 균형과 안정된 통일감으로 현대적 감성을 강조한다. 일상에 지친 공허한 현대인들의 마음 한편을 따뜻한 이야기로 채우고 싶다며, 자기성찰의 깊은 속내를 꺼내 소통하며 덩달아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2019년, 1920년 〈김스미전〉, 2021년 〈영원한 꿈〉, 2022년 〈We are Dreaming〉, 〈삶에 지친 그대에게〉, 〈추억을 소환하다〉, 2023년 〈달달(達達)한 판타지Ⅰ,Ⅱ〉등, 전시마다 달항아리와 각기 다른 주제를 선택하여 작업한다.

2024년, 달항아리에 스미다 개인전〈전설, LEGEND〉는 출생연도와 관련된 띠 동물을 12지신으로 의인화한 디자인을 오마주하여 작업하였다. 2023년부터 청목미술관 레지던시 작가로 열정을 다하는 김 작가의 이번 레지던시 결과 보고 초대 개인전은 120호 작품〈전설, LEGENDⅠ,Ⅱ〉2점을 포함하여 총 25점의 작품으로 기획되었다. 〈김스미의 미술산책〉칼럼니스트인 김 작가의 달항아리에 대한 메타포를 통해 만월을 향한 우리의 소망을 공감하고 편안한 사유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게 하는 전시다.
▲ 김스미 작가 사진 작업실의 김스미 작가
ⓒ 김스미
작가의 이름처럼 보는 이의 빈 공간으로 스미게 되는 소통과 사유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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