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토론 3번 하자" 해리스 "기대된다"…9월 10일 맞붙는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달 10일 대선 TV 토론에서 맞붙는다. 기존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에 결정적 계기가 됐던 TV 토론이 트럼프의 카운터파트가 해리스로 바뀐 가운데 다시 성사된 만큼 유권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미 ABC 방송은 8일(현지시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모두 9월 10일 대선 후보 토론에 참여하겠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토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날짜 세 개를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세 차례 대선 토론에 동의했다”며 9월 10일 ABC 토론 외에 9월 4일 폭스뉴스, 9월 25일 NBC 방송 주관 토론을 더 갖자고 제안했다.
해리스 “추가 TV토론 대화 기뻐”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트럼프가 추가로 제안한 TV 토론에 응할 것이냐’는 현지 취재진 물음에 “9월 10일 이후 추가 토론에 대해 대화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답했다. 이어 “그(트럼프)가 마침내 9월 10일 토론에 동의하게 돼 기쁘다. 저는 내달 10일 토론을 기대하고 있고 그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6월 27일(CNN 주관), 9월 10일(ABC 주관) 두 차례 대선 후보 토론을 갖기로 합의했으나 민주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자 보수 성향 폭스뉴스 주관 토론을 고집했다. 이에 해리스 부통령은 기존 합의대로 ABC 토론 참여 입장을 고수하면서 “트럼프가 겁을 먹고 발을 빼려 한다”고 비판하는 등 양측 간 ‘TV 토론 공방’이 벌어졌다. 해리스가 추가 토론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긴 했지만 ‘9월 10일 이후’라는 전제를 단 만큼 내달 10일 ABC 주관 토론회가 두 후보 간 첫 번째 대결이 될 공산이 크다.
트럼프, 기자회견서 “해리스 똑똑하지 못해”
트럼프는 회견에서 11월 대선 결과 승복 여부와 관련해 “정직한 선거가 되길 바랄 뿐”이라며 ‘정직한 선거’가 치러지면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ㆍ조지아주 등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일부 발췌본이 공개된 CBS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선 패배 시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서 “대선에서 지면 피바다가 될 거란 그의 말은 진심이다”고 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대선 경쟁 상대가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데 대한 선거전략 조정 가능성에 대해 “전혀 재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뚫린 국경과 범죄에 유약한 정책 등 그대로”라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 억지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도 거듭 과시했다. 트럼프는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날 큰 위험에 처해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더 이상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다. 북한 김정은은 저를 많이 좋아했지만 그들(해리스 측)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결정 등과 관련해 대통령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최소한 연준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많은 돈을 벌었고 성공했다. 내가 연준 사람들이나 의장보다 더 나은 직감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조정 등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은행은 독립성 보장 원칙이 있다. 그런 연준에 대한 ‘대통령 발언권’을 주장한 것은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해리스ㆍ월즈, 미시간주 노조 표심 공략
해리스는 미시간주 웨인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유세에서 “우리는 집단적 힘을 믿는다. 우리는 우리를 분열시키고 갈라놓으려는 세력과 싸울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했다. 이어 “UAW의 지지를 받게 돼 큰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우리는 국민과 노동의 존엄, 자유, 정의, 평등을 대변하고 이 모든 것을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월즈 주지사는 “노조가 중산층을 만들었다. 다른 모든 미국인도 이를 알고 있다”며 “이를 믿지 않는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동체와 이웃, 노조가 세계를 통합의 관점으로 바라보지만 그(트럼프)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에게는 자신만 중요하다”고 공격했다.
8일 공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 2~7일 미국 성인 204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의 지지율은 42%로 트럼프(37%)를 오차범위(±3%포인트) 내인 5%포인트 차로 앞섰다.
또 입소스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7일까지 애리조나ㆍ조지아ㆍ미시간ㆍ네바다ㆍ노스캐롤라이나ㆍ펜실베이니아ㆍ위스콘신 등 경합주 7곳의 성인 20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해리스는 지지율 50%를 기록해 트럼프(48%)를 역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포함한 다자대결 구도에서는 해리스 42%, 트럼프 40%, 케네디 주니어 5%를 기록했다.
한편 부인이 한국계여서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공화당)는 소셜미디어 글에서 월즈 주지사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축하해주고 싶다”며 “우리는 소속 정당이 서로 다르지만 저는 공공 복무에 대한 그의 헌신에 늘 감사해 왔다”고 썼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금리 1%p 내리면 20% 상승…‘이것’ 사둘 타이밍 왔다 | 중앙일보
- '베드신 몸매 보정' 거부한 여배우, 이번엔 뱃살 당당히 드러냈다 | 중앙일보
- 31쪽 공소장 다 뒤져봤다…수미테리 홀린 유혹 실체 | 중앙일보
- 축구협회보다 수 많다…배드민턴협회 임원 40명, 기부금은 '0' | 중앙일보
- 방시혁, 00년생 여성 BJ와 포착…베버리힐스 찍힌 영상 보니 | 중앙일보
- "몰래 헬스장 와 녹음한 뒤 고소"…3만 관장들 분노한 사연 | 중앙일보
- 못생긴 사람은 2년 일찍 죽는다…美 연구 결과 '충격' | 중앙일보
- 외상도 유서도 없었다…혼자 살던 30대 여성, 집에서 숨진 원인 | 중앙일보
- "아이 있어요? 재택 하세요"…지자체 '주4일 출근제' 확산 | 중앙일보
- 미인대회 자진 하차한 남아공 미녀…이유는 '국적 논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