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도자가 7명…팀 코리아 알고보면 다국적군[파리올림픽]

노우래 2024. 8. 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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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도우미 외국인 스페셜리스트
배드민턴 인도네시아 아구스티누스 코치
여자 핸드볼 스웨덴 시그넬 감독 사단 출격

다국적군이 도왔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을 지원하고 있는 외국인 스페셜리스트 이야기다. 이번 한국 선수단 지도자 중에서는 외국인이 7명 포함됐다. 여자 배드민턴과 여자 핸드볼, 아티스틱 스위밍, 요트 등 4개 종목에서 특급 외국인 지도자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선수들을 지원했다.

로니 아구스티누스 한국 여자 배드민턴 코치가 안세영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축하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로니 아구스티누스 여자 배드민턴 코치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1978년생이다. 아구스티누스 코치는 안세영이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도 김학균 감독과 함께 무릎을 꿇고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기뻐했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8년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이다. 단식 올림픽 금메달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이자 두 번째다.

아구스티누스 코치는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 은메달리스트다. 현역 시절 한국 배드민턴에 까다로운 상대 중 한 명이었다. 2022년 겨울에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고,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안세영의 전담 코치로 나섰다. 안세영의 약점으로 지적된 경기 운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했다. 각 상황에 맞춰 경기하는 비법을 전수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선 아구스티누스 코치의 맞춤 전략이 통했다.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과 맞붙었던 4강전에서 역전승을 거두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상대에게 완벽하게 압도당했지만 "상대의 중심을 흔들어 놓는 공격과 수비를 해야 한다"는 아구스티누스 코치의 조언을 듣고 180도 달라졌다. 허빙자오와 격돌한 결승전에서도 필요한 공격과 수비 전략을 수시로 전달해 금메달 획득의 큰 역할을 했다. 안세영은 결승전이 끝난 뒤 "아구스티누스 코치님의 도움으로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헨리 시그넬 한국 여자 핸드볼 감독이 2024 파리올림픽 독일과의 조별리그 A조 1차전 도중 류은희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헨릭 시그넬 감독도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출신이다. 2016년 스웨덴 여자 국가대표팀에 부임했고, 2017년 세계선수권에서 스웨덴 여자 핸드볼 역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을 이끌었다. 시그넬 감독은 에릭 라르홀름 전략 담당 코치, 전 몬테네그로 남자대표팀의 체력을 책임졌던 안톤 클라에손 코치 등 3명을 합류시켰다.

시그넬 감독은 파리올림픽에서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 4패로 탈락했다. 스웨덴, 슬로베니아, 독일, 덴마크 등 유럽 강팀들과 한 조에 묶이는 불운을 극복하진 못했다. 독일, 슬로베니아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 득실에서 밀려 8강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우생순’의 저력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독일전은 한국 선수단의 초반 기세를 좌우할 명승부였다. 한 수 위로 평가된 독일을 23-22로 물리쳤다. 후반 중반까지 4골 차로 끌려가다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시그넬 감독은 당시 "취임 후 수비가 가장 잘 된 경기였다. 이겨서 행복하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온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옥사나 피스멘나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코치(오른쪽)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김효미 코치, 허윤서, 이리영(왼쪽부터)과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수영연맹]

옥사나 피스멘나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 코치는 우크라이나 출신 지도자다. 우크라이나에서만 12년간 주니어 대표팀을 지도했다. 또 프랑스와 그리스, 이집트 등에서는 시니어 대표팀의 안무가로 활동했다. 한국 선수들과는 2022년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그동안 세 번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한 번의 아시안게임을 거쳐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까지 올랐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허윤서-이리영이 듀엣 경기에서 4위를 차지했다. 피스멘나 코치의 집중 레슨을 받은 두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아티스틱 스위밍 듀엣 경기는 9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톱 10’ 진입이 목표다. 요트의 윌 반 블라델(네덜란드) 코치도 한국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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