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겨누던 오스마르·카즈키 “창단 10주년 ‘우승’ 위해!” 똘똘 뭉쳤다 [IS 가평]

김희웅 2024. 8. 9.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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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마르(왼쪽)와 카즈키. 사진=서울 이랜드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으르렁대던 ‘맞수’가 승격을 목표로 뭉쳤다. K리그2 서울 이랜드 오스마르(36·스페인)와 카즈키(30·일본)의 이야기다.

이랜드의 핵심 후방과 중원의 핵심인 오스마르와 카즈키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각각 FC서울, 수원 삼성 소속이었다. 둘은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K리그 내 가장 악명 높은 ‘슈퍼 매치’를 치른 적이었다.

서울과 9년 동행을 마친 오스마르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랜드에 합류했고, 카즈키는 올여름 피터와 트레이드돼 적을 옮겼다. 둘은 구사 언어가 달라 통역을 통해 소통하지만, 짧은 시간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축구장에서는 누구보다 잘 통하는 사이다.

8일 경기 가평군 켄싱턴 리조트 내 훈련장에서 본지와 만난 카즈키는 “축구장에서는 오스마르와 통역 없이 바로 이야기한다. 축구관이 되게 닮은 면이 있어서 말이 잘 통한다”며 웃었다.

잠시 적으로 뛰었지만, 둘은 서로를 리스펙하는 사이였다. 오스마르는 “수원이 왜 카즈키를 이랜드로 보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2년 동안 수원에서 가장 스킬과 퀄리티가 좋은 선수였다”면서 “우리에게는 좋은 영입”이라고 칭찬했다.

카즈키는 오스마르를 ‘축구 도사’로 표현했다. 그는 “오스마르는 팀에 안정성을 주는 선수다. 볼을 잡고 있으면 안심이 된다. 오스마르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변을 전부 스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감탄했다.

오스마르(왼쪽)와 카즈키. 사진=서울 이랜드

최후방에서 뛰는 오스마르와 전방에서 활약하는 카즈키는 발맞춘 지 50일 남짓 됐지만, ‘찰떡 호흡’을 선보이고 있다. 카즈키가 이랜드 이적 후 올린 3도움 중 2개의 어시스트가 오스마르에게 향했다. 세트피스 찬스에서 카즈키의 날카로운 킥과 오스마르의 득점력은 이랜드의 무기가 됐다.

하지만 둘은 “(합작은) 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코치님들이 지시를 잘해 주셨고, (다른) 선수들이 상대를 막아주고, 공간으로 움직여줬기 때문에 어시스트를 하고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랜드는 후방에서 중심을 잡는 베테랑 오스마르에 창의성 넘치는 카즈키까지 합류하면서 1부리그 승격을 향한 날개를 달았다. 이랜드(승점 35)는 올 시즌 13경기를 남겨둔 현재, K리그2 13개 팀 중 4위다. 승격에 도전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 순위권(2~5위)에 있으며 선두 FC안양(승점 46)과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오스마르와 카즈키는 승격이란 일념으로 똘똘 뭉쳤다. 오스마르는 “승격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나 압박이 될 수 있다. 매 경기 집중해서 결국에는 승격에 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즈키는 “이랜드가 (창단) 10주년이다. 팬들의 염원이 승격이라는 것을 잘 느끼고 있다. 오스마르 말대로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이기다 보면 우승으로 연결될 것으로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가평=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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