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폭염에 아파트 정전 빈발하는데… 노후변압기 교체 지지부진

윤준식 2024. 8. 9. 03: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아파트 정전 사고가 늘고 있지만 핵심 예방책인 노후 변압기 교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부 사업 예산도 한정적이다 보니 전국 아파트의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아파트 정전 때마다 복구차 출동해야 하는 한국전력은 노후 변압기 교체 대신 다른 정전 예방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사업 예산 약 20% 삭감해
교체 적기 놓친 변압기 정전 뇌관
신청 300건 넘었지만 지원 부족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 증가로 인한 아파트 정전 사고가 늘고 있지만 핵심 예방책인 노후 변압기 교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교체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는데,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올해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사업 예산은 지난해보다 약 20% 줄었다. 교체 적기를 놓친 노후 변압기가 아파트 정전 사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아파트 노후 변압기 교체 지원 사업에 26억6900만원의 정부 기금이 배정됐다. 지난해 33억3600만원에서 약 20% 삭감된 규모다. 노후 공동주택 세대별 전기 안전점검 사업과 전력 효율 향상 사업 예산이 각각 12%, 68% 증액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폭염경보가 지속되자 서울·인천·수원 등 전국 아파트 단지에서 변압기 과부하로 인한 정전이 잇따랐다. 냉방 전력 사용량이 늘면서 아파트 내 노후 변압기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 소비량이 적었던 시절 설치된 아파트 단지 변압기의 경우 전력 한계 용량이 적다 보니 전력 수요가 순간적으로 늘면 쉽게 고장 날 수 있다.

아파트 전기설비는 사유물이어서 해당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교체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고효율 변압기로 교체하는 데 1대당 5000만~6000만원이 필요하다. 여러 대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통해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노후 교체기를 방치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정부는 공동주택에서 한번 정전이 일어나면 피해 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지난 2019년부터 교체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설치 후 15년이 지난 변압기를 교체하려는 아파트의 신청을 받아 정부가 변압기 비용의 80%까지 지원하는 식이다.

그러나 정부 사업 예산도 한정적이다 보니 전국 아파트의 노후 변압기 교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346개 아파트 단지가 지원 사업을 신청했지만 예산 한계로 102개 단지에서만 노후 변압기 교체가 진행됐다. 올해도 지원 사업 신청 건수는 300건이 넘었지만 올해 예산이 줄면서 70개 아파트 단지에서만 교체가 진행될 전망이다.

아파트 정전 때마다 복구차 출동해야 하는 한국전력은 노후 변압기 교체 대신 다른 정전 예방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한전 관계자는 “열화상 진단장비를 활용한 전기 설비 점검을 7월에 완료했고 정전 위험이 커질 경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과부하 위험을 경고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3조원 상당의 전력기금을 더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노후 변압기를 교체하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화재 예방 효과도 나타난다”며 “지원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을 정부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