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의 돈의 세계] AI가 만든 호황과 불확실성
잘나가던 미국의 성장세가 갑자기 꺾였다고 아우성이다. 경기침체 공포로 주가가 폭락했다는데 수긍이 안 간다. 8월 초 주식 가치는 폭락했고 채권 가치는 폭등했다. 일본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상승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한 걸까.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매매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싼 엔화를 빌려 미국 빅테크 주식을 사서 주가가 고공 행진했다. 마침 엔비디아를 포함해 빅테크 거품론이 회자되었다. 머니 무브 와중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블랙웰, B100)이 설계 결함으로 출시가 3개월 이상 지연될 거란 악재도 생겼다.
올해 미국 주식 시장의 역사상 최고가 행진 주인공은 단연 AI였다. AI가 고금리를 이겼다는 말이 실감 난 상반기다.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AI와 가속 컴퓨팅이 새로운 산업혁명을 열었다 한다. 지나치게 많은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가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까? AI에 대한 자본 지출 총량이 지나치다는 회의감이 시장에 일고 있다. 많은 관계자가 AI발(發) 생산성 증가란 현실 확인에 들어갔다.
이전에도 AI에 대한 두 번에 걸친 과감한 투자가 세계적으로 있었다. 지금 같은 투자 규모와는 비교도 안 되었지만 말이다. AI 투자 열기가 식는 세 번째 AI 겨울이 올 것 같지는 않다. AI를 일찍 도입한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단위노동비용이 하락해 근원 인플레이션을 완화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성장이 높아지고 물가가 안정되는 그런 골디락스 경제는 당장은 없을 것만 같다. 세계 경제가 엔비디아 칩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다. 애플이 자사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에 사용할 칩을 구글의 클라우드 칩으로 사전 훈련한 것은 다행이다. 선택지의 다양화 차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 하겠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고사양 AI칩에 들어갈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에 성공하길 학수고대한다.
조원경 UNIST 교수·글로벌 산학협력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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