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금?…리디아 “GO”
“금메달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프로골퍼 리디아 고(27·뉴질랜드)는 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골프가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돌아온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의 박인비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고,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품은 리디아 고의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 6월 24일 기준으로 여자 골프 세계랭킹 17위를 기록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는 3차례 연속 뉴질랜드를 대표해 올림픽 무대를 누비고 있다.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뉴질랜드 국적의 선수는 리디아 고가 유일하다.
1라운드가 끝난 8일(한국시간) 파리 외곽의 르골프 내셔널(파72·6374야드)에서 만난 리디아 고는 “1번 홀로 들어서면서 긴장이 많이 됐다. 다른 때와 달리 울컥하더라. 선수로서 이렇게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고, 또 나라를 대표한다는 사실이 영광스럽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날 리디아 고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이븐파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1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오르진 못했지만, 무난한 출발이다. 프랑스의 셀린 부티에(31)가 안방 코스의 이점을 살려 첫날 7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세 차례 올림픽 코스 가운데 이번 르골프 내셔널 코스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뉴질랜드에서 골프 실력을 갈고닦았고, 10대 시절에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4승을 거둬 ‘천재 소녀’로 불렸다. 성인이 된 뒤에는 정상급 골퍼로 성장했고,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까지 3회 연속 뉴질랜드 대표로 올림픽 무대에 출전했다.
리디아 고는 “리우올림픽에는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출전해서 부담감이 컸다. 올림픽 무대는 벌써 세 번째인데 이번에는 복잡한 생각이 든다”며 “일반 대회와 달리 올림픽에 출전하니 한국 대표인 (고)진영 언니처럼 나도 울컥해서 눈물이 날 뻔했다”고 밝혔다.
리디아 고는 지난 3일 파리에 입성한 뒤 샷 감각을 가다듬었다. 그는 “일단 평소처럼 골프장과 가장 가까운 숙소를 잡았다”면서 “언니가 한국 음식을 많이 싸 왔다. 어제도 삼계탕을 먹고 힘을 냈다. 내가 원래 ‘김치 없이는 못 사는’ 사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LPGA 투어에서 통산 20승을 거둔 리디아 고는 파리올림픽에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앞서 두 차례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만큼 이번 대회에서 1위에 오르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리디아 고는 “어차피 올림픽은 (메달이 걸린) 1~3등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 4등이나 54등이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올림픽에 출전한 60명의 선수가 모두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면서 “올림픽 무대에선 특히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 물이 많은 코스라 쉽진 않지만, 페어웨이를 잘 지키면 핀을 공략하기 쉽다. 전략을 잘 짜겠다. 4년 뒤에는 내가 다시 출전할 수 없을지도 모르니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했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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