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도 유세폈지만… 박인비 IOC 선수 위원 낙선

박인비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생드니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에서 각국 선수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생드니=윤웅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했던 ‘골프 여제’ 박인비(36)가 낙선했다.

박인비는 8일 프랑스 파리 팔레 데 콩그레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발표된 IOC 선수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선수위원은 올림피언으로서 IOC에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일반 IOC 위원과 같은 대우를 받는다. 전 세계 선수들이 직접 투표하고, 임기는 8년이다. 이번 선거에는 박인비를 포함해 29명의 선수가 입후보해 4명의 당선자를 가렸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건 미국 육상 단거리 스타 앨리슨 필릭스(39)였다. 그는 2880표로 약 44%의 지지를 받았다. 독일 여자 기계체조 킴 부이(35·1721표), 이번 대회 2관왕을 달성한 호주의 카누 스타 제시카 폭스(30·1567표), 뉴질랜드 남자 테니스 마커스 다니엘(35·1563표)이 뒤를 이었다. 박인비는 590표를 얻어 29명 후보 중 18위에 그쳤다.

지난 16년간 IOC 선수위원을 배출했던 한국은 이번엔 고배를 마셨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때 문대성, 2016 리우올림픽 당시 유승민이 연달아 IOC 선수위원에 당선돼 8년씩 임기를 이어왔다. 박인비의 낙선으로 인해 한국 국적의 IOC 위원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재열 국제빙상연맹 회장 2명으로 줄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임기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만료된다.

박인비는 지난해 사격의 진종오(현 국회의원), 배구의 김연경(흥국생명) 등과 경쟁해 한국을 대표하는 후보로 뽑혔다. 지난달 22일 프랑스에 입성한 그는 둘째 아이 임신으로 홑몸이 아니었음에도 파리 일대를 누비며 유세를 폈지만 당선의 영예를 안지는 못했다. 올림픽 전통 종목이 아닌 골프 선수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