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여신' 김수지의 약속 "4년 후 LA 올림픽, 메달 목표로 준비" [파리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 다이빙의 하계 올림픽 역사를 바꾼 김수지가 아쉽게 결승 무대 진출은 4년 후 LA를 기약하게 됐다.
김수지는 8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다이빙 여자 3m 스프링보드 준결승에서 1~5차 시기 합계 272.75점을 기록, 18명의 출전 선수 중 13위를 차지했다. 상위 12명까지 주어지는 결승 티켓을 아깝게 놓치게 됐다.
김수지는 준결승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경기가 오전에 열려서 연습할 때부터 몸이 무겁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합에 들어간 뒤에는 괜찮았다. 그냥 내가 못 한 것 같다"며 "올림픽 전에 (부상 여파로) 훈련을 많이 못 했기 때문에 결승에 올라가게 된다면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림픽은 모든 선수들이 다 간절하다. 내가 몸 관리를 잘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수지는 이날 준결승 1차 시기를 무난하게 출발했다. '뒤로 서서 다리 뒤로 양손을 잡고(파이크) 앞으로 2바퀴 반을 도는' 405B(난도 3.0) 동작을 시도했다.
다이빙은 7명의 채점 위원이 매긴 채점 중 상위 2명과 하위 2명을 제외한 중간 3명의 점수에 난도를 곱해서 점수를 산출한다. 김수지는 1차 시기에서 58.50점을 얻어 호주의 매디슨 키니와 공동 7위에 이름을 올렸다.
2차 시기는 다소 부진했지만 결과가 최악은 아니었다. 김수지는 '앞으로 3바퀴 반을 파이크 자세로 도는' 107B(난도 3.1) 동작을 펼쳤다. 도약이 다소 부족해 공중에서 회전한 뒤 입수할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노련하게 마무리했다. 51.15점을 획득하면서 2차 시기 중간 합계 109.65점으로 순위가 7위에서 14위로 하락했다.
김수지는 1~2차 시기에 가장 까다로운 종목으로 연기를 펼쳤다. 3~5차 시기에서 점수를 잘 쌓는다면 충분히 결선 진출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3차 시기에서 예상외로 부진했다. '뒤로 뛰어 무릎을 몸에 붙이는 턱(Tuck) 자세로 2바퀴 반을 도는' 205C(난도 2.8) 자세에서 입수 때 실수가 나오며 47.60점 획득에 그쳤다.
예선에서는 58.80점을 받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난도가 낮아 보다 완벽하게 했어야 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수지는 1~3차 중간 합계 157.25점으로 15위까지 내려갔다.
김수지는 4차 시기에선 '앞을 보고 뛰어들어 파이크로 두 바퀴 반을 도는' 305B(난도 3.0) 자세로 물속에 뛰어들었다. 퍼포먼스는 무난했고, 58.50점을 얻었다. 1~4차 중간 합계 215.75점이 되면서 순위를 13위까지 끌어올리고 마지막 5차 시기에서 역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12위 에밀리아 닐손(219.60점)과의 간격은 3.85점이었다.
김수지는 마지막 시기에서 '앞으로 도약해 두 바퀴 반을 돈 뒤 트위스트해 파이크 동작으로 마지막 바퀴를 도는' 5152B(난도 3.0) 자세를 펼쳤다. 준결승 내내 완벽하지 못했던 입수가 이번에도 문제였다. 57.00점을 얻어 1~5라운드 총점 272.75점으로 준결승을 마무리했다. 결국 4차 시기 순위 13위를 바꾸지 못했다. 12위 호주의 하퍼 야스민(278.90점)과는 6.15점 차이였다.
김수지는 "오늘 준결승은 마지막 시기를 제외하고 다 아쉬웠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왜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내가 훈련을 더 잘했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다른 선수들의 마지막 시기 결과를 기다리면서 어느 정도 (탈락을) 예상하고 있었다. 계산하기 싫어도 보이는 게 있고 들리는 게 있다. 내가 (결승에 올라간) 다른 선수들보다 준비가 조금 덜 됐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를 깨끗하게 승복했다.
김수지는 전날 열린 예선에서 1~5차 시기 합계 285.50점을 획득,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참가 선수 28명 중 18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무난하게 획득했다.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서 한국 여자 다이빙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예선을 통과했던 가운데 파리에서도 준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계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예선 통과의 역사를 썼다.
김수지는 2018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1m 스프링보드 동메달,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3m 스프링보드 동메달과 혼성 3m 싱크로 동메달을 따내며 박태환(금2 동1)과 함께 한국 수영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 기록을 갖고 있다.
김수지는 기세를 몰아 파리에서 한국 여자 수영 다이빙 최초의 하계 올림픽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딱 '한끗'이 모자랐다. 세계선수권 뒤 허리부상이 이번 대회에서 그를 괴롭혔다.
김수지는 "내가 이번 대회에서 더 잘 돼서 다이빙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졌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 됐다"며 "나이가 드니까 몸이 안 아픈 게 최고인 것 같다. 담담하게 말하지만 결승에 올라가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1998년생인 김수지는 아직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아니다. 30세가 되는 오는 2028년 미국 LA에서 열리는 제34회 하계 올림픽에서 3개 대회 연속 준결승 진출은 물론 결승 진출, 메달까지 노려보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김수지는 "내년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올림픽은 많은 관중들 앞에서 연기를 펼치면서 더 큰 힘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4년 후) LA 대회를 선수로 뛰는 마지막 올림픽으로 목표를 잡고 있다.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LA에서는 메달을 목표로 뛰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파리, 엑스포츠뉴스/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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