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수교 후 서먹해진 쿠바에…北, 한수철 신임 대사 임명
북한 외무성이 8일 신임 쿠바 주재 대사에 한수철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한국과 쿠바의 전격적인 수교의 여파로 북한과 쿠바 간 관계가 다소 껄끄러워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이어진 가운데 이뤄진 인사라 주목된다.
한수철은 2022년부터 북한 관영 매체에서 호명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국제부 부부장으로 관측된다. 전임 쿠바 대사인 마철수는 한국과 쿠바가 수교한 지 한 달여만인 지난 3월 귀임했다. 북한과 쿠바는 '형제국'으로 불릴 정도로 전통적으로 긴밀한 관계지만, 지난 2월 한·쿠바 수교 이후 양국 관계에는 '이상 징후'가 여러 차례 포착됐다.
특히 북한은 최근 관영 매체에서 쿠바에 대한 언급을 눈에 띄게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생일을 앞두고 개최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무대'에 쿠바가 참가한다고 보도하면서도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참가국과 달리 쿠바가 어떤 작품을 냈는지 알리지 않았다. 또 같은 달 20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총서기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할 때는 쿠바의 국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소 간의 관계 부침은 있을 수 있어도 쿠바는 여전히 북한의 중남미 핵심 우방국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11월 국내에 들어온 이일규 전 참사관은 지난달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쿠바 수교 후 대사관 사람들이 소환됐다"면서도 "북한은 절대 쿠바를 못 버리고,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남미 지역에서 북한이 발붙이기 힘든데, 중남미 지역 발판이 쿠바"라면서다.
약 5개월 만에 신임 대사를 임명, 공석을 채운 것 역시 한·쿠바 수교에 대한 불편함은 일단 묻어두고 우호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
한편 북한은 최근 1·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싱가포르와 베트남에도 대사를 새로 임명하며 대면 외교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재정난 속에 9곳의 재외공관을 잇달아 폐쇄하던 북한이 최근에는 우방국에 신임 대사를 연이어 보내면서 외교 활동에서 '선택과 집중'을 시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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