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독 요청 때도 심판·감독 ‘90도 인사’…‘K예절’ 보여준 태권도

태권도 남자 박태준이 7일 밤(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 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의 가심 마고메도프를에게 승리해 금메달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준(20·경희대)의 경기 중 감독과 심판이 모두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태권도 정신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5위 박태준은 세계랭킹 26위 가심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의 부상으로 기권승을 거뒀다.

지난 도쿄올림픽 ‘노 골드’ 충격을 씻어낸 박태준의 금메달 획득에 온라인에는 “종주국 자존심을 회복했다”는 반응과 함께 태권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준결승에서 한국 정을진 코치가 심판에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KBS 캡처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보인 건 금메달의 실력만이 아니었다. 결승전에 앞서 열린 박태준과 세계랭킹 1위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와의 준결승전에서 정을진 코치는 심판에게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이때 그는 심판에게 다가가 정중하게 허리 숙여 인사했고, 심판도 허리를 숙여 답했다. 이런 모습은 태권도인으로서의 예의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코치는 심판에게 판독 카드를 건넬 때도 한 손으로 팔을 받치고 공손한 자세로 예의를 지켰다. 이에 심판도 한 손을 받치고 카드를 건네받았다.

비디오 판독은 공손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명시됐더라도 네티즌들은 서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준결승에서 한국 정을진 코치가 심판에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 KBS 캡처

한편 해당 비디오 판독 이전, 박태준은 2라운드에서 8-6의 적은 점수 차로 앞서가고 있었다. 해당 라운드 20초를 남기고 머리 공격을 했지만 득점 인정이 되지 않았던 상황이었다.

정 코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을 통해 득점이 인정되면서 박태준은 11-6으로 앞섰다. 그 후에 상대의 몸통을 한 번 더 공격해 2대0(6-2, 13-6)으로 이기며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에 진출한 박태준은 곧 금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이로써 그는 우리나라 최초 58㎏ 체급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2008 베이징올림픽 손태진(68㎏급), 차동민(80㎏ 초과급)의 금메달 이후 16년 만의 금메달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