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4분기 연속 흑자 기록했지만…별도 기준으론 '적자 전환'

나상현 2024. 8. 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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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연결 기준으로 4분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 기준으론 3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되면서 200조원대로 쌓인 부채를 감당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전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이 20조4737억원, 영업이익이 1조250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3분기 흑자로 전환된 이후 4개 분기 연속 흑자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기준으론 매출 43조7664억원, 영업이익 2조54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지난해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2조5499억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등이 감소하면서 8조4497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한전의 전기 판매량은 올 상반기 268.5테라와트시(TWh)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 다만 판매 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158.4원으로 8.5% 증가하면서 판매 수익은 8% 늘어난 41조7056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전의 영업이익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달러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다. 지난해 3분기 2조원에 육박하던 영업이익은 같은 해 4분기 1조9000억원, 올 1분기 1조3000억원으로 점차 축소됐다.

특히 발전 자회사들을 뺀 별도 기준으로 따지면 2분기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3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실은 5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교수는 “결국 발전사만 돈을 벌고, 한전 실적은 다시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누적된 적자와 부채를 해소하긴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는 40조원 규모로 쌓였고, 총 부채도 202조원까지 불어났다.

올 하반기 사정도 좋지 않다.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예고로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고, 고환율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올 4분기엔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전기요금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동결돼 있다. 유 교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고, 특히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고 있어 전기요금은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소한 두 자릿수 인상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은 “자구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하고, 전력 구입비 절감 등 전기요금 원가 감축을 통한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이우림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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