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 없는 '삼성폰' 대북제재 위반 논란 알고 보니..."준수 의무 IOC에"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단에 나눠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난데없는 제재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북한 선수단이 이를 수령해 귀국할 경우 제재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수령 여부가 불명확한 데다 지급이 이뤄졌다 하더라도 제재 준수 의무는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폰을 넘겨받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8일 "삼성전자는 선수단에 나눠줄 스마트폰을 일괄적으로 IOC에 넘겼고, 스마트폰의 배포 권한은 IOC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실제 어떤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받아갔는지도 IOC 차원에서만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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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금수품…北 반입 안 돼"
이와 관련, 이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IOC를 인용해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선수촌 내 삼성 올림픽 체험관에서 스마트폰을 일괄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선수가 해당 스마트폰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있는 순간이 포착되기도 됐다. 다만 외교 소식통은 "현재로선 수령 여부가 명확치 않다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IOC는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전원에게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가 특별제작한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6'을 제공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는 모든 산업용 기계류의 대북 직·간접 공급, 판매, 이전을 금지하고 있고, 스마트폰은 이에 따른 금수품에 해당한다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다만 제재는 '북한으로의 공급'을 막을 뿐 '북한인에 대한 공급'을 막는 건 아니다. 스마트폰이 실제 북한으로 흘러들어가야 제재 위반이 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결의 위반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당 금수품이 북한으로 반입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는 안보리 결의가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 하에 필요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관련해 제재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교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대북 반입 품목은 스마트폰 외에도 광범위한 만큼 프랑스도 올림픽 과정에서 제재 위반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배포 권한도, 제재 면제 책임도 IOC에"
또 만에 하나 스마트폰이 북한으로 반입된다고 해도 삼성전자에 제재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삼성전자의 법적 책임은 IOC에 스마트폰을 넘기면서 사실상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을 어느 선수단에 배포할 지는 IOC가 결정하는 문제이지 삼성전자가 관여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다.
최종 목적지가 북한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스마트폰을 공급한 게 아닌 이상 삼성전자에 제재 위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 지난 2019년에도 미국이 몰수한 북한 선박을 한국 해운사가 매각한 사실이 확인돼 제재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지만, 해당 해운사는 북한과의 연계 사실을 모른 채 홍콩에 있는 회사와 정상적인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해운사는 관련해 처벌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날 오전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북한 선수단의 삼성 스마트폰 수령과 관련해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최종적인 답은 IOC에서 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례를 봐도 제재 위반 여지를 해소할 책임은 IOC에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렸던 2018년에도 북한으로 스포츠 장비를 반입하는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 제재 면제를 요청한 건 관련 기업이 아니라 IOC였다. 제재 면제 신청의 책임도, 제재 위반의 귀책사유도 IOC에 있다는 뜻이다.
앞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에는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대북제재 위반을 우려해 북한 선수들에게는 삼성 스마트폰을 귀국 전 반납하는 조건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북한은 수령 자체를 거부했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선 귀국 전 반납을 요구하는 별도의 조치 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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