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무용 지루해" 편견 부순다...국립무용단 신작 '행플러스마이너스'

홍지유 2024. 8. 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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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무용 '춘앵무'는 미니멀한 춤입니다. 해외에서는 현대에 들어서 미니멀리즘이 유행했는데 우리 전통춤에는 이미 미니멀리즘이 있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무용 안무가 안애순이 국립무용단과 만났다. 오는 29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하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행 플러스마이너스(+-)'를 통해서다. 안애순이 전통 무용 위주인 국립무용단과 작품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8일 국립극장 분장동 연습실에서 안애순 안무가의 신작 '행 플러스마이너스(+-)'를 연습 중이다. 연합뉴스


안애순은 '옥스포드무용사전', '세계현대춤사전'에 등재된 현대 무용가다. 현대 무용에 전통의 색채가 강한 움직임을 녹여내 독자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행 플러스마이너스(+-)'는 궁중무용인 '춘앵무'를 기반으로 한국 무용의 움직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애순은 "한국 춤 고유의 움직임을 현대무용의 기법으로 해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무용수 한 명 한 명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안무가 안애순이 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분장동 연습실에서 열린 '행 플러스마이너스(+-)'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악에 맞춘 정형화된 동작이 아니라 무용수 한 명 한 명의 경험에서 나온 몸짓, 개인적 특성이 담긴 몸짓을 끌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2장에서는 한국적인 리듬을 현대적인 음악과 섞는 과정에서 나온 춤 동작을 보여드릴 겁니다." (안애순)

공연 제목인 '행'에는 '행렬'과 '행하다', 두 가지 의미를 담았다. 1장의 '행렬'이 정형화된 춤, 정해진 문법에 따라 추는 춤이라면 2장의 '행하다'는 무용수 개인의 개성을 살린, 자유로운 춤이다.

안애순은 "1장은 춘앵무라는 표본을 통해 기호적이고 기록적인 몸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2장에선 시간과 공간을 넘어 현대로 오는 과정에서 기억하는 몸을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장현수 국립무용단 단원은 "한국 춤이 무대로 오면서 많이 정형화됐는데, 공연 2막에서는 마치 마당에서 놀이하듯 춤을 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유롭고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으면서도 의외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나를 발견했다"며 "전통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의외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음악은 영화 '화차', '길복순', '불한당' 등에 참여한 음악감독 김홍집·이진희가 만든다. 민요, 앰비언트 사운드, 국악기와 서양악기, 무용수들의 구음 등 다양한 사운드를 사용한다. 소리꾼 이승희도 무대에 선다. 의상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tvN)의 의상 디렉터 김영진이 맡았다.

국립무용단의 신작 '행 플러스마이너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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