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 따고도 악플 테러… 고통받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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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서 8년 만에 한국 태권도의 올림픽 금맥을 이은 박태준(20·경희대)이 값진 금메달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8일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 직후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둔 그를 비난하는 글이 온라인 상에 쏟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했던 일본 유도 선수 아베 우타는 여자 52㎏급 16강전에서 한판패로 지고 오열하자 자국 팬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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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서 8년 만에 한국 태권도의 올림픽 금맥을 이은 박태준(20·경희대)이 값진 금메달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8일 태권도 남자 58㎏급 결승 직후 마고메도프(아제르바이잔)에 기권승을 거둔 그를 비난하는 글이 온라인 상에 쏟아졌다. 박태준의 소셜미디어(SNS)에는 “비겁한 악인” “가짜 챔피언” 등의 욕설이 넘쳐났다.
경기장에서도 관중들은 박태준을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경기 도중 다친 마고메도프를 과하게 몰아붙였다는 이유에서다. 역사적인 금메달을 따낸 순간에도 마고메도프의 상태를 먼저 살핀 박태준은 “상대가 포기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마고메도프도 “끝까지 공격한 박태준의 집중력은 당연했다”며 그를 축하했다.
대회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땀 흘려 메달을 따낸 선수들이 악플 테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선수들이 보여주는 스포츠맨십에도 불구하고 일부 팬들은 경기 결과에 불만을 품고 도 넘는 비방을 쏟아내고 있다. 아쉽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선수도 예외가 아니다.
앞서 유도 57㎏급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허미미를 꺾은 크리스타 데구치(캐나다) 역시 한국 팬들로부터 악플 공격을 받았다. 당시 허미미는 위장 공격 판정을 받으며 반칙패했다. 데구치도 “더 나은 유도를 위해 변화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석연찮은 판정이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비난의 화살은 데구치를 향했다. “심판을 매수했다” 등 판정에 분노한 한국 팬들의 악플이 이어졌다. 데구치는 “경기는 제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았지만 모든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며 “경기장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꿈을 위해 싸운다. 여러분도 저희처럼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고 자제를 호소했다.
이번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했던 일본 유도 선수 아베 우타는 여자 52㎏급 16강전에서 한판패로 지고 오열하자 자국 팬들에게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일본의 수치”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우타는 사과까지 했다. 경보 선수 야나이 아야네도 혼합단체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개인전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하자 “제멋대로다”는 비난을 받았다. 상황이 이렇자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긴급 성명을 내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온라인 공격에 시달리는 사례가 잇따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대응에 나섰다. IOC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AI 기술을 도입해 올림픽 구성원을 향한 악플을 모니터링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그 수가 방대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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