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이달 월급 주면 자금 바닥…김어준, 사재 털어서라도 도와야"

한은화 2024. 8. 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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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구 TBS 대표대행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열린 미디어재단 TBS 기자설명회에서 재단 경영 위기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부터 서울시 지원이 끊긴 TBS가 결국 폐국 위기에 몰렸다. 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은 8일 대한성공회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시 예산 지원 중단과 출연기관 해제 행정절차 진행으로 개국 34년 만에 폐국 위기에 놓였다”며 “시민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TBS는 지난 6월 1일부터 서울시에서 운영 예산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 출연기관 해제 행정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TBS는 2020년 서울시 산하 사업소에서 출연기관으로 독립하면서 재정 독립을 강조했지만, 한 해 예산의 70%(약 300억원)에 달하는 서울시 출연금에 의존해왔다.

자구책으로 지난해 360명이던 직원 수를 250명까지 줄이고, 지난 6월부터는 무급 휴가제 등을 통해 인건비를 25%정도 감축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직무대행은 “처음에 거대 방송처럼 출발해 임차 사옥도 10개 층 이상을 써서 임대료만 3억원이 넘는 등 굳어진 고비용 구조”라며 “20년 이상 공익방송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익창출에 익숙치 않다”고 설명했다.


“9월부터 폐업 수순 밟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TBS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이 대행은 지난 7일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긴급 공문을 보내 “9월부터 대규모 임금 체불 등으로 방송사 유지가 불가, 폐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금액인 20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행은 “20억원으로 연말까지 유지할 수 없지만, 우리도 최대한 노력하고 비용을 절감해 연말까지 버텨보겠다는 간곡한 표현을 담았다”며 “상업광고 제한, 지상파방송 재허가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TBS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시민의 자산을 훼손하고 의무를 다하지 않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양구 TBS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보유한 자금이 10억원가량이고, 8월 월급을 지급하고 나면 더는 지급할 수 있는 인건비가 없다”며 “9월 이후 TBS는 지속 방송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기적 같은 일이 생기지 않으면 폐업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는 것이 객관적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어준, 사재 털어서라도 TBS 도와야”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한 법적 조치도 거론됐다. “김어준이 만든 불행한 유산”을 청산하는 차원에서다. 이 대행은 “과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분들이 지금 회사를 나갔고, 심지어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남은 직원들은 그 멍에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면서 “저는 그들이 사재를 털어서라도 우리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어준씨가 뉴스공장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김어준의 뉴스공장’ 상표권 문제가 제일 중요하고, 그밖에 범법 사실이 있다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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