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귀국' 사격 대표팀 "메달 실감, 감사합니다"
[박장식 기자]
▲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김예지 선수가 '사격 자세'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 박장식 |
단연 주목받은 선수는 한국 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대구체고), 그리고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받은 김예지(임실군청)였다. 특히 김예지는 40km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것(https://omn.kr/29nkr)에 대해서도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더라"면서 웃었다.
김예지는 "많은 분들께서 환영해 주시니까 '아 정말 메달을 땄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부족한 결과지만 여러분이 많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사격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매력적인 종목인데, 이번 기회에 많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선 "생각지도 못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께서 사격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며 재치 있게 반응하기도 했다.
재치 있는 인터뷰를 비롯해 사선에서의 모습이 180도 다른 점도 온라인에서 회자된 바 있다. 그는 "다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 동료들이나 친구들은 내가 이런 성격이니까 '아, 김예지 또 저러네' 라고 하는데"라며 "총을 쏠 때는 거기에 집중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이거 잘못했다고 인생 끝난 거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당당함을 보였던 김예지. 기존 올림픽 선수들이 메달을 못 따면 아쉬움에 고개를 숙인 것과 달랐다. 그의 당당한 화법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예지는 "오늘 조금 우울하고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 아무리 힘들었다고 해도 오늘 있었던 일 중에 행복한 기억이 하나 정도는 모두들 있을 것이니까 그날 하루 있었던 좋은 기억 하나를 가지고 그냥 잠드시면 어떠실까 싶은 생각이다"라고 했다.
자택이 있는 전주에서 임실 훈련장까지 40km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는 사실도 <오마이뉴스> 보도로 전해진 바 있다. 그는 "편도로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타다 보니까 시간이 점점 줄더라"며 "체력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출퇴근 때 자전거를 탔는데, 기록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친정에 내려가서 부모님께 먼저 메달을 보여주고 싶고, 우리 딸 목에도 메달 걸어주면서 '많이 무겁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가족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반효진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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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감동한 것은 친구들의 응원이었다. 반효진은 "총을 쓰려고 하는데, 실탄 뚜껑 안에 친구들의 편지가 들어있더라"면서, "친구들이 테이프를 감싸서 편지를 써줬는데 '너 하고 싶은 것 다 하라', '여태까지 잘 해왔으니까 하던 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보고 울 뻔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황위팅 선수와의 결승도 화제에 올랐다. 반효진은 "황위팅이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알지만 나는 떨어질 곳이 없기 때문에 위만 바라보고 올라가면 되는 상황이었다"며 "남과의 경쟁보다는 내 최고 기록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생각해 의식하지 않았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나 자신에 대해 굉장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까지는 예상 못했어도 원래 올해 점수를 쌓아 내년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렇게 빨리 더 큰 꿈을 이루게 돼 굉장히 영광"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사격 선수의 수명은 비교적 긴 편.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 최연소 선수'와 '한국 최연장자 선수'가 함께 뛰는 종목이 사격이었다. 그렇다면 반효진은 올림픽을 몇 번 더 나가고 싶을까. 그는 "앞으로 네다섯 번이면 충분할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코치하고 싶다"며 재치 있게 인터뷰를 마쳤다.
▲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오예진 선수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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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올림픽 메달을 땄다고 해서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돼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지인(한국체대) 역시 "오랫동안 파리에 있다가 한국에 오게 되니 너무 좋다"면서 "여러 상황에 대비해 연습도 많이하고 대처를 많이 한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 사격이 역대 최고 성적을 만들어 낸 원동력에 대해 묻자 양지인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그래도 널리 알리기 위해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서로 으쌰으쌰하고 복돋아주고 하니 이렇게 많은 메달이 나온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선수들은 잠시의 휴식을 거친 후 20일부터 26일까지 전남국제사격장에서 열리는 2025 국가대표 선발전인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 나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 경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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