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귀국' 사격 대표팀 "메달 실감, 감사합니다"

박장식 2024. 8.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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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금메달 3개·은메달 3개 들고 금의환향...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달라"

[박장식 기자]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김예지 선수가 '사격 자세' 포즈를 지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2024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사격 국가대표팀이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를 들고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단연 주목받은 선수는 한국 올림픽 사상 100번째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대구체고), 그리고 독특한 매력으로 주목받은 김예지(임실군청)였다. 특히 김예지는 40km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한다는 것(https://omn.kr/29nkr)에 대해서도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더라"면서 웃었다.

김예지는 "많은 분들께서 환영해 주시니까 '아 정말 메달을 땄구나' 하는 실감이 나는 것 같다. 부족한 결과지만 여러분이 많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사격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매력적인 종목인데, 이번 기회에 많이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된 것과 관련해선 "생각지도 못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께서 사격을 많이 알려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며 재치 있게 반응하기도 했다.

재치 있는 인터뷰를 비롯해 사선에서의 모습이 180도 다른 점도 온라인에서 회자된 바 있다. 그는 "다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 동료들이나 친구들은 내가 이런 성격이니까 '아, 김예지 또 저러네' 라고 하는데"라며 "총을 쏠 때는 거기에 집중하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딴 뒤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실수를 범했지만 "이거 잘못했다고 인생 끝난 거 아니다"라는 말을 하며 당당함을 보였던 김예지. 기존 올림픽 선수들이 메달을 못 따면 아쉬움에 고개를 숙인 것과 달랐다. 그의 당당한 화법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예지는 "오늘 조금 우울하고 힘든 일이 있었다고 해도, 내일은 또 내일의 해가 뜬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이 아무리 힘들었다고 해도 오늘 있었던 일 중에 행복한 기억이 하나 정도는 모두들 있을 것이니까 그날 하루 있었던 좋은 기억 하나를 가지고 그냥 잠드시면 어떠실까 싶은 생각이다"라고 했다.

자택이 있는 전주에서 임실 훈련장까지 40km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는 사실도 <오마이뉴스> 보도로 전해진 바 있다. 그는 "편도로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정도 걸렸는데, 타다 보니까 시간이 점점 줄더라"며 "체력을 키워보자는 생각으로 출퇴근 때 자전거를 탔는데, 기록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친정에 내려가서 부모님께 먼저 메달을 보여주고 싶고, 우리 딸 목에도 메달 걸어주면서 '많이 무겁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가족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 자신에 대한 믿음 컸다, 꿈 빠르게 이뤄 영광"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반효진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박장식
고등학생의 나이로 대한민국의 100번째 금메달을 따낸 반효진(대구체고)은 "귀국 하기 전에는 메달을 딴 것이 실감이 안 났는데 이렇게 입국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니까 이제 드디어 금메달 딴 것이 실감이 난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장 감동한 것은 친구들의 응원이었다. 반효진은 "총을 쓰려고 하는데, 실탄 뚜껑 안에 친구들의 편지가 들어있더라"면서, "친구들이 테이프를 감싸서 편지를 써줬는데 '너 하고 싶은 것 다 하라', '여태까지 잘 해왔으니까 하던 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보고 울 뻔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황위팅 선수와의 결승도 화제에 올랐다. 반효진은 "황위팅이 대단한 선수라는 것은 알지만 나는 떨어질 곳이 없기 때문에 위만 바라보고 올라가면 되는 상황이었다"며 "남과의 경쟁보다는 내 최고 기록을 생각하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생각해 의식하지 않았다"고 당차게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나 자신에 대해 굉장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까지는 예상 못했어도 원래 올해 점수를 쌓아 내년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렇게 빨리 더 큰 꿈을 이루게 돼 굉장히 영광"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사격 선수의 수명은 비교적 긴 편.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국 최연소 선수'와 '한국 최연장자 선수'가 함께 뛰는 종목이 사격이었다. 그렇다면 반효진은 올림픽을 몇 번 더 나가고 싶을까. 그는 "앞으로 네다섯 번이면 충분할 것 같다. 그 이후에는 코치하고 싶다"며 재치 있게 인터뷰를 마쳤다.

"사격 성적? 으쌰으쌰하고 서로 복돋아 준 덕분"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사격 오예진 선수가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10m 권총에서 대한민국의 2024 파리 올림픽 첫 번째 금메달을 따냈던 오예진(기업은행)은 결승에서 김예지와 마지막으로 맞붙은 것에 대해 "오히려 한국 선수끼리 맞붙어서 부담감도 없었고, 안정적으로 경기했다"며 "끝나고 나서 예지 언니랑 서로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엄청 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올림픽 메달을 땄다고 해서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꾸준히 잘 하는 선수가 돼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25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낸 양지인(한국체대) 역시 "오랫동안 파리에 있다가 한국에 오게 되니 너무 좋다"면서 "여러 상황에 대비해 연습도 많이하고 대처를 많이 한 덕분에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 사격이 역대 최고 성적을 만들어 낸 원동력에 대해 묻자 양지인은 "비인기 종목이다 보니, 그래도 널리 알리기 위해 메달을 따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서로 으쌰으쌰하고 복돋아주고 하니 이렇게 많은 메달이 나온 것 같다"고 비결을 전했다.

선수들은 잠시의 휴식을 거친 후 20일부터 26일까지 전남국제사격장에서 열리는 2025 국가대표 선발전인 봉황기 전국사격대회에 나서 다시 한 번 태극마크 경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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