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고조에 美 재고 감소까지…유가 2.77% 급등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급락했던 국제유가가 이틀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77%(2.03달러) 급등한 배럴당 75.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2.42%(1.85달러) 오른 배럴당 78.3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5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개월 만에 최저치(WTI 기준 72.94달러)를 나타낸 바 있다. 이후 침체 우려가 소폭 완화되고, 중동 지역 긴장이 팽창하면서 유가를 다시 끌어올렸다.
중동 정세가 확전 위기에 놓인 건 이스라엘이 하마스 최고지도자가 된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란과 하마스는 지난달 일어난 이스마일 하니야 전 최고지도자 피살 사건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고 보고 보복을 공언한 상황이다. 신와르가 하마스에서 강경한 인사로 꼽히는 만큼 향후 분쟁이 장기화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갈등이 더 큰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유가가 80달러대 초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중동 지역 긴장이 한창 고조됐을 당시에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유가가 100달러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바 있다. 원유 공급에 실질적인 차질이 생기지 않는 한 유가 영향이 제한적일 거란 분석도 나오지만, 향후 주요 원유 운송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위협받거나 폐쇄될 경우 유가는 급격하게 상승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했다는 소식도 이날 유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원유 재고는 지난 한 주간 372만8000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160만배럴)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공급 우려를 키웠다.
다만 하반기 유가 상승세를 끌어내릴 수 있는 요인도 상존한다. 중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요 감소,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4분기 감산 완화 가능성 등이 꼽힌다. 오는 11월 있을 미 대선도 주요 변수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증산을 추구하는 반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증산 억제와 친환경 정책을 채택했다"며 "유가는 트럼프 우세 시 약세, 해리스 우세 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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