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중심’ 콩코르드광장을 수놓는다…홍텐 “브레이킹 매력 느껴보실래요?”
“최초의 비보이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겠다.”
파란 하늘 아래 열정의 춤사위가 펼쳐진다. 프랑스 파리의 중심부인 콩코르드광장은 무대가 되고, 도시의 상징인 에펠탑은 배경이 된다. 화려한 조명과 객석의 함성은 현장의 열기를 더한다.
2024 파리올림픽의 ‘신생 종목’ 브레이킹이 마침내 선을 보인다. 콩코르드광장을 수놓을 브레이킹은 한국시간으로 9일과 10일 콩코르드광장에서 펼쳐진다. 먼저 9일에는 비걸(여자부)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금메달 배틀이 진행되고, 10일에는 남자부인 비보이 경기가 같은 순서로 열린다.
브레이킹은 1970년대 초반 미국 뉴욕에서 힙합 댄스의 한 장르로 태동했다. 과거에는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의 거리 문화로 여겨졌지만, 점차 고난도 기술과 예술성이 결합된 스포츠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브레이킹이 젊은 팬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해 정식종목으로 채택했다.
이번 대회에는 정상급 비보이 16명과 비걸 16명이 출전한다. 한국에선 ‘홍텐’ 김홍열(40)이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무대를 누빈다. 최근 입국해 올림픽선수촌에서 홀로 몸을 만들고 있는 김홍열은 지난 7일 중앙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선수촌에서 모의 훈련을 진행하며 몸을 잘 만드는 중이다. 경기와 같은 상황을 가정해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느낌이 오면 곧장 연습장으로 달려가는 스타일이다. 여기에선 마음껏 훈련할 수 있어서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14살 때 처음 춤을 접한 김홍열은 한국 브레이킹의 살아있는 역사다. 세계 최대의 1대1 비보잉 대회인 레드불 BC 원 월드 파이널에서 3번(2006·2013·2023)이나 우승했다. 특정 기간이 아닌 200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차례로 정상을 밟아 새 역사를 썼다. 1984년생으로 올해 마흔이지만 여전히 20대 선수들과 기량 차이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브레이킹은 2028 LA올림픽에선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김홍열에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다.
김홍열은 “내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많은 대회를 경험한 비보이로서 무언가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는 무대가 열렸다는 사실이 가슴을 뛰게 했다. 역사상 최초의 브레이킹 금메달리스트에도 욕심이 난다”고 했다.
이어 “브레이킹은 스포츠와 예술을 모두 합친 종목이다. 어려운 기술을 얼마나 아름답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아직 브레이킹을 잘 모르시는 분이라면 이번 대회에서 고난도의 기술과 아름다운 춤선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유심히 보신다면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파리=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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